루한스크 최후의 보급로, 러시아 손에... 우크라 "무기 좀 달라"

입력
2022.06.13 17:00
러시아, 동부 보급로 끊으려 총공세 준비
러시아, 세베로도네츠크 시가전서 승기
수세 몰린 우크라 서방에 무기 지원 요청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의 핵심 물자 보급로를 장악하기 위해 총공세를 벌일 준비를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이 보급로를 뺏기면 식량과 무기 공급이 끊겨 양측 총력전이 벌어지는 루한스크주에서 퇴각할 수밖에 없다. 수세에 몰린 우크라이나는 서방에 신속한 무기 지원을 요청했다.

1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이날 “러시아군이 앞으로 이틀 안에 우크라이나 군의 핵심 보급로인 '리시찬스크-바흐무트' 고속도로를 장악하기 위해 모든 전력을 투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쟁 후방지역인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루한스크주의 리시찬스크로 연결되는 고속도로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전선에 서방의 지원 물자가 공급되는 통로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루한스크 지역을 사방에서 차단하면서 공격력을 높이고 있다”며 “(해당 보급로를 뺏기면) 다른 지역으로 연결되는 길이 완전히 봉쇄된다”고 우려했다.

현재 세베로도네츠크 내 전황에선 러시아군이 승기를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영국 가디언은 세베로도네츠크시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 지역 3분의 2는 러시아군에 점령당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시가전을 벌이며 격렬히 저항하고 있지만 열세를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무차별 포격을 하던 러시아군이 시 점령을 위해, 시가전에 집중하고 있다"며 "말 그대로 미터(m) 단위로 격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이날 세베로도네츠크와 근처 도시인 리시찬스크를 잇는 강 위 다리도 파괴했다. 세베로도네츠크를 빠져나가는 다리는 총 3개였지만, 단 한 개만 남게 됐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새로운 포격으로 마지막 다리가 무너지면 진짜 단절"이라며 "자동차로 빠져나갈 방법이 아예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그간 세베로도네츠크 전투에서 시가전을 지속할지, 방어가 용이한 리시찬스크로 후퇴해 군을 재정비할지를 놓고 고민해왔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퇴각로를 차단해 승리에 쐐기를 박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벼랑 끝에 몰린 우크라이나군은 향후 2, 3일이 이번 세베로도네츠크 전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서방에 긴급 무기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발레리 줄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최고사령관은 이날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과 통화를 하고 “러시아의 화력이 우크라이나의 10배 수준”이라면서 “155㎜ 포병시스템과 곡사포 등 화력 자원을 긴급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