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마당개 생활 접고 가족 기다리는 똘똘이 믹스견

입력
2022.06.12 14:30
[가족이 되어주세요] <340> 네 살 추정 수컷 강돌이


2년 전 겨울 경기 안양시 다세대주택 골목, 짧은 목줄에 묶여 살던 믹스견이 있었습니다. 주변에서 주는 잔반과 썩은 물을 먹고 있었는데요. 좁은 공간에서 더위와 추위를 고스란히 견뎌야 했습니다. 이 개를 눈엣가시로 여겼던 동네 주민이 유기견으로 신고해 지방자치단체 보호소에 가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상황을 알게 된 후 이를 외면할 수 없었던 반려인 강희진(34)씨는 먼저 개에게 사료와 깨끗한 물을 주었습니다. 개 보호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눈 끝에 강돌이(4세 추정∙수컷)라는 이름도 알게 됐습니다. 보호자는 인천 강화도에서 데려와 강돌이라고 이름을 지어줬다고 했는데요.

태어난 이후 줄곧 줄에 묶여 있던 강돌이는 강씨 덕분에 3년 만에 처음 산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겁이 많아 골목을 벗어나지 못했고, 산책을 거부했지만 한 달쯤 지나자 산책을 기다릴 줄 알게 됐습니다. 강씨가 사료를 챙기고 산책을 시키며 강돌이를 보살핀 지 1년이 된 지난해 12월, 싸늘한 골목에서 추위를 견뎌 내는 강돌이가 안쓰러워 보호자에게 조심스레 입양 가족을 찾아보자고 제안했고, 보호자는 이를 승낙했습니다. 제대로 키우는 방법을 몰랐던 보호자는 강돌이에게 좋은 가정을 찾아준다고 하니 허락을 한 겁니다.

강씨는 강돌이를 임시 보호해 줄 가정을 구했고, 강돌이는 지난해 12월부터 내견으로 살고 있습니다. 워낙 겁이 많은 성격인 데다 3년 동안 마당에서 생활한 강돌이가 실내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우려도 잠시, 바로 완벽히 적응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밖에서 사는 개들에게 생기는 심장사상충이 발견됐지만 임시보호자의 정성으로 다행히 완치됐다고 합니다.

강씨는 "처음에는 장난감을 줘도 갖고 놀 줄도 모르고 간식도 먹지 못했다"며 "하나씩 스스로 경험해 가면서 이제는 스스로 장난감을 가지고 와 놀아 달라 조르고, 간식도 몹시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산책은 물론 배변도 잘 가리고 다른 개들과도 잘 지내는 준비된 반려견이라고 해요. 하지만 믹스견이기 때문일까요, 아직 입양 문의가 한 건도 없다고 합니다.

강돌이는 중성화 수술도 예방 접종도 모두 마쳤습니다. 강씨는 "워낙 온순한 데다 해맑은 성격이다"라며 "이제 평생 가족을 만나 행복하게 지내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준비된 반려견 강돌이에게 필요한 건 평생 가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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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경 애니로그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