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주축이 되는 모임 '민들레(민심 들어볼래)‘에 장제원 의원이 불참한 것을 두고 "그런 결단은 존중받아야 된다"며 환영했다. 6‧1 지방선거 이후 여러 소모임 결성이 활발한 가운데, 친윤계가 의원 모임을 통해 세력화에 나설 경우 당이 ‘친윤’ 대 ‘반윤’ 구도로 갈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 대표는 12일 당대표 취임 1년을 맞아 진행된 KBS ‘일요진단’ 인터뷰에서 장 의원의 '민들레' 불참에 대해 "그게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한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시점에 너무 성급하신 게 아니었나 한다"며 "당연히 그렇게 결론이 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민들레'는 지난 10일 공동 간사를 맡은 이철규·이용호 의원이 당 소속 의원들에게 참석 여부를 묻는 공문을 발송하면서 공개됐다. 의원뿐 아니라 정부, 대통령실 인사들이 참석해 '당·정·대'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로,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비서실장을 한 장제원 의원과 당선인 수행팀장 이용 의원, 정무기획 1팀장 정희용 의원 등이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의원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장제원)이라는 설명에도, 당내에선 민들레 모임이 친윤 주류 중심으로 흘러갈 경우 비윤계와의 갈등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맏형 격인 권성동 원내대표가 최근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방해된다"며 제지하고 나섰고, 이 대표도 "당내 사조직"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계파 갈등 우려에 장 의원은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권 원내대표를 가리켜 "한번 형제는 영원한 형제"라며 "제가 의원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문제라면 저는 의원 모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그렇게 결단하면서 권 원내대표와 의리를 강조했던데 그보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그런 판단을 하셨다고 말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라며 "(민들레가) 윤핵관 내 갈등이라는 식으로 언론이 표현을 하니까 그게 부담스러우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 자신과 윤핵관의 갈등을 묻는 질문에는 "윤핵관은 하나도 걱정하지 않는다"며 "익명 인터뷰로 당대표를 저격하고 사실관계가 틀린 얘기로 당내 화합을 해치는 경우 문제가 됐다. 지금 시점에서는 윤핵관이 문제가 되기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자기 정치라면 큰 문제"라고 지적해 공방을 벌인 정진석 국회 부의장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감정이 있었다고 한다면 지방선거 때 공천관리위원회장을 부탁드리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정 부의장 주장이) 사실관계에 부합하지도 않고 형식도 맞지 않았기 때문에 강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우크라이나 갈 때 외교부 직원이 3명 동행했다. 모든 일정, 메시지를 외교부, 대통령실과도 사전에 조율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KBS 인터뷰에서 자신의 향후 목표에 대해 "당대표를 하고 나면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게 딱히 많지 않다"면서도 "장기적으로 외치를 통해 국가에 돈을 벌어오고 싶고, 위상을 높이고 싶다. 단기 목표는 상계동에서 국회의원을 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