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에 80~85% 발생하는 ‘척추측만증’… 방치하면 한 달에 1도씩 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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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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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가 휘어지는 척추측만증의 80~85%는 골격 성장이 진행되는 청소년기에 까닭 없이 우연히 생긴다. 척추가 3차원적으로 10도 이상 좌·우 S자로 휜다.

척추측만증의 대부분은 원인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이다. 청소년기에 많이 발생하며, 특히 여자 청소년이 남자 청소년보다 10배 이상 많다.

양재혁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청소년기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대부분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아도 되지만, 10% 미만에서 측만각이 급속히 진행될 수 있기에 조기 진단ㆍ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외형적으로도 확인 가능하다. 등 돌출, 어깨 높이 불균형, 짝 가슴(비대칭 유방), 허리 라인 비대칭 등이다. 이런 외형적 이상을 환자 본인, 보호자, 학교 교사 및 학교 검진 등에서 우연히 발견해 병원을 찾을 때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창피하다는 이유로 측만증을 숨기거나 방치해서는 안 된다.

간혹 허리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측만증에서 허리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특발성 척추측만증 외에 척추 또는 신경 내 잠재적 이상이나 다른 질환 때문일 수 있으므로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정밀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청소년기 특발성 척추측만증 검사는 애덤스(Adams) 전방 굽힘 검사 및 척추 측만계를 이용한 몸통 회전각 측정 검사가 있다. 애덤스 전방 굽힘 검사는 환자가 몸을 90도 구부린 상태에서 등의 비대칭 돌출을 검사자가 직접 관찰하는 방법이다.

척추 측만계나 경사 측정기로 몸통 회전 각도를 측정하기도 한다. 척추 측만계를 이용한 검사에서 오른쪽이나 왼쪽 5도 이상의 비대칭이 확인되면 10도 이상의 척추 측만일 수 있어 방사선 촬영 검사가 필요하다.

청소년기 척추측만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한 달에 평균 1도씩 진행되며, 50도 이상의 만곡은 골격 성숙 후에도 진행될 위험이 높다.

또한 첫 진단 시 측만곡이 크거나, 나이가 어릴수록 만곡 진행 위험성이 높다. 첫 진단 시 만곡이 25도 이상인데 이미 급속 골격 성장기라면 만곡이 30도 이상으로 될 위험이 높으므로 청소년 척추 관련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척추측만증은 골격 성장 기간에 진행되고 골격 성장이 끝나면 더 이상 심해지지 않는다. 따라서 자녀의 성장 잠재력을 예측하고 이에 맞춰 적절한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청소년기 척추측만증은 더 이상 만곡이 진행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치료 목표다. 만곡 크기ㆍ형태ㆍ위치, 환자 성장 잠재력(연령, 초경 상태 및 리서 단계(Risser stage) 등)을 기반으로 치료 목표를 정한다.

치료법으로는 정기 관찰 및 보조기를 이용한 보존적 치료가 있다. 정기 관찰법을 보면 척추 만곡이 20도 미만이거나, 골격 성장이 끝난 환자에게서 50도 미만 만곡이라면 특별히 치료하지 않고 경과 관찰만 한다. 환자는 골격 성장이 끝난 뒤에도 휠 수 있기에 최소한 1년 이상 관찰해야 한다.

관찰 기간 중 척추측만증 진행을 예방ㆍ교정하기 위해 다양한 운동 치료 및 척추측만증에 특화된 운동 치료(PSSE), 이와 유사한 물리 치료, 교정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운동 치료는 경증 척추측만증(25도 미만의 척추 만곡)에서 변형 악화를 예방하고 중등도 척추측만증(25~45도 척추 만곡)에서 보조기 착용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보조기 치료는 만곡 진행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보조기 치료는 장시간 보조기 착용으로 인한 삶의 질 감소, 척추 움직임 제한, 외모적 문제, 통증, 정신적 피로감 호소 등 단점도 있다. 보조기는 22~23시간 착용하는 게 원칙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