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국방장관, 대북공조 위해 "미사일 경보훈련 합의"

입력
2022.06.11 16:08
2년7개월 만 싱가포르서 회담
'대만해협 평화' 등 중국 견제도

한국, 미국, 일본의 국방부 수장들이 2년 7개월 만에 모여 미사일 경보훈련 등 대북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11일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열리는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과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을 가졌다. 한미일 국방 수장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2019년 11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 이후 처음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3국 장관은 약 50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북한 정세 △3자 안보협력 강화 △인도·태평양 지역의 공동 안보 도전 대응에 대해 논의했다. 3국 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달성을 위해 3국이 긴밀히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국제사회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전면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도 확인했다.

회담을 마친 이 장관은 취재진과 만나 "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해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협력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한미일 군사훈련에 대해선 포괄적 수준에서 논의했다"며 "미사일 경보훈련이나 탄도탄 추적·감시(훈련) 등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미일 3국의 미사일 경보훈련은 북한 탄도탄을 모사한 가상 모의 표적을 3국 이지스 구축함이 탐지·추적해 관련 정보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분기별로 시행됐지만, 2018년부터는 남북미 화해 분위기를 고려해 훈련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3국 장관이 미사일경보훈련 등 기존 훈련을 강화하고 공개 가능성을 얘기한 만큼, 북한에 경고 메시지가 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3국 장관은 한미일이 추가로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식별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다만 이 장관은 각국 병력이 한곳에 모여 기동하는 3국 연합 군사훈련에 관해선 "한미 군사훈련과 한미일 군사훈련은 다르다"면서 "달리 접근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미국의 '중국 견제' 기조도 한미일 3국 회담에 반영됐다. 3국 장관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위한 정보 공유, 고위급 정책협의, 연합훈련을 포함한 3국 협력 강화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은 통상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쓰는 표현이다. 또한 3국 장관은 현 상태를 변경하고 역내 긴장을 고조하는 어떠한 일방적 행위에 대해서도 강력히 반대를 표명하고,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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