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의 산림 전용과 황폐화를 막아 탄소 배출을 줄이고 기후위기에 대응하고자 하는 '산림파괴 방지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사업'(REDD+·Reducing Emissions from Deforestation and Forest Degradation Plus)은 2005년 첫 논의가 시작되었다. 2010년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 협약'(UNFCCC) 제15차 당사국총회 칸쿤 합의문의 완성과 함께 REDD+를 본격 이행하기 위한 체계가 마련됐고, 이후 10여 년간 크고 작은 사업들이 세계 각지에서 진행됐다.
국제임업연구기관연합(IUFRO)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REDD+를 이행하지 않은 국가 중 산림 전용이 줄어든 국가는 16%인 반면, REDD+를 이행한 국가 중 산림 전용이 줄어든 국가는 46%였다. REDD+가 체계적 관리와 지속가능한 방식의 활용을 통해 산림 전용을 막은 것이다. REDD+가 산림 전용 추세 완화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나, 안타깝게도 세계 산림 면적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전 세계에서 매년 우리나라 국토 면적에 해당하는 1,000만 헥타르(㏊)의 산림이 사라졌다.
우리가 산림에 관심을 가지고 REDD+ 사업을 적극 이행해야 하는 이유는 산림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효율적 수단인 것뿐만은 아니다.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인정한 산림녹화에 성공한 국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으로부터 국토의 63%가 울창한 숲으로 뒤덮이기까지의 경험을 국제 사회와 공유하고 세계 산림을 보호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성취를 바탕으로 산림청의 향후 REDD+ 추진 방향은 크게 세 가지이다. 우선 준국가 수준의 대규모 REDD+ 사업을 추진, 국내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에 기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REDD+ 시범사업은 10만 헥타르의 소규모 사업지들로 이뤄져 산림 훼손이 인근지역으로 옮겨가 사업의 환경건전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로 민간 부문의 참여 활성화다. ESG 경영, 탄소중립 달성 등에 노력하는 기업들이 REDD+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적 기반을 닦고, 정보를 제공하고,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REDD+ 이해관계자의 역량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산림청은 제15차 세계산림총회를 계기로 REDD+와 관련된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UN-REDD' 프로그램과 개도국의 역량강화를 위해 손잡을 것을 약속했다. 손꼽히는 산림 복원 역량을 가진 우리의 경험과 UN-REDD 프로그램의 체계적 지식이 만난다면, 세계 산림을 보호하는 인재들을 더욱 빨리 양성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