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계 최고 이슈로 떠오른 리브(LIV) 골프 인비테이셔널이 10일(한국 시간) 개막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이 대회에 출전한 소속 선수들에 대해 "회원과 팬, 우리의 파트너를 무시했다"며 '투어 출전 정지' 중징계를 내렸고 리브 골프 측은 "자유계약선수(FA)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라고 맞섰다.
리브 골프 인비테이셔널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막대한 자금 후원을 받아 출범했다. 첫 시즌인 올해 8개 대회에 총 2억 5,500만 달러(약 3,223억 원)의 막대한 상금을 내걸었다. 영국 런던의 센트리온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초대 대회는 총상금이 2,500만 달러(약 316억원)다. 개인전 우승 상금이 400만 달러(약 51억원)고, 최하위도 12만 달러(1억 5,000만원)를 받는다.
당초 대부분의 주요 선수들은 PGA투어 잔류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막대한 상금과 초청료의 유혹에 이탈이 이어졌다. 세계랭킹 1위를 오랫동안 유지했던 더스틴 존슨(미국)은 1억 파운드(1,570억 원)의 초청료를 받고 리브 골프에 합류했고, PGA투어에서 통산 45승을 거둔 필 미켈슨(미국)도 이탈했다. '헐크'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캡틴 아메리카' 패트릭 리드(미국)도 30일 열리는 시리즈 2차전부터 참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대회 1라운드 출전 선수 48명 가운데 17명이 PGA투어 소속 선수였다. 이에 PGA는 성명을 내고 "리브 골프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 선수는 물론, 추후 합류하는 선수도 향후 PGA투어가 주관하는 어떤 대회에도 출전할 수 없다"고 강력한 징계를 내렸다. 스폰서 초청 방식으로도 참가할 수 없는 것은 물론, 9월 프레지던츠컵도 금지할 방침이다. 제이 모너핸 PGA 커미셔너는 "그들은 금전적인 이유로 떠났다. 투어에 남은 다른 회원과 같은 멤버십 혜택과 기회 등을 요구할 수 없다. 회원과 팬, 우리의 파트너를 무시했다"고 징계 이유를 설명했다.
선수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저스틴 토마스(미국)는 BBC 등을 통해 "징계에 놀란 사람이 있다면 경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이라며 "PGA투어는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이고, 떠난 선수들은 우리와 함께 할 수 없다"며 PGA에 힘을 실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징계는 옳은 결정이다. 규정을 어긴 결과"라고 했다.
반면 리브 골프에 참가한 이안 폴터(잉글랜드)는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징계를 받게 돼 화가 난다. 2개 투어에서 뛰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리브 골프 인비테이셔널도 "선수들이 경기할 기회를 제공해야 할 단체가 오히려 경기를 가로막는 주체가 됐다. 우리는 런던에서 자유계약 시대를 함께 연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맞섰다.
아직 PGA투어 대신 리브 골프를 택한 한국 국적 선수는 없다. 현재 KPGA선수권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참가하고 있는 한국 골프의 '맏형' 최경주는 기자들과 만나 "리브 골프는 잠깐 몇 년 하고 마는 대회로 안다. 투어라고 볼 수 없다. 주위에서 물어보면 단호하게 가지 말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는 공평한 경쟁을 통해 그 대가를 받는 것이 전통이고 스포츠맨십"이라며 "투어에 몸담고 있을 때는 그 투어에 집중하는 전통을 지켰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논란 속에 열린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선 샬 슈워츨(남아공)이 5언더파 65타로 선두에 올랐다. 스콧 빈센트(짐바브웨)와 피라차 콩왓마이(태국)가 3언더파 67타로 공동 3위에 자리했다. 지난 1월 PGA투어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 이후 4개월여 만에 공식 대회에 출전한 미켈슨은 존슨과 나란히 공동 7위(1언더파 69타)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