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경상수지가 2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 영향으로 수입 증가폭이 수출 증가폭보다 더 크게 확대된 결과다. 아울러 국내 기업의 외국인 배당금 지급이 4월에 몰리는 계절적 요인도 경상수지를 아래로 끌어내렸다. 다만 한은은 5월 경상수지는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4월(40억2,000만 달러 적자) 이후 24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년 동월에 비하면 2억6,000만 달러 감소했다. 경상수지란 외국과 물건이나 서비스 등을 팔고 산 결과를 종합한 것으로, 수출과 수입의 차액를 뜻한다.
경상수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20억 달러 줄어든 29억5,000만 달러 흑자에 그쳤다. 수출(589억3,000만 달러)이 반도체·석유제품 등의 호조로 11.2%(59억3,000만 달러) 늘었지만, 수입(559억8,000만 달러)이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16.5%(79억3,000만 달러)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4월 통관 기준으로 원자재 수입액이 전년 동월 대비 37.8% 급증했다. 원자재 중 △석탄(145.2%) △가스(107.3%) △원유(78.4%) △석유제품(36%) 등이 크게 상승했다. 소비재는 4.6% 증가에 그쳤지만, 곡물(36.3%)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수지(38억2,000만 달러 적자)를 중심으로 32억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통상 12월 결산법인이 많은 국내 기업들이 4월 외국인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서비스수지는 운송수지(17억6,000만 달러 흑자)를 중심으로 5억7,000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한은은 5월 경상수지 흑자를 전망했다. 김영환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5월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했지만, 경상수지는 선박 운임료, 운임보험료 등에 대한 조정을 거쳐야 한다"며 "계절적 요인이었던 외국인 배당 지급도 5월 완화되기 때문에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