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위, 테라 권도형 상대로 소비자보호법 위반 수사"

입력
2022.06.10 08:41
블룸버그 "테라 마케팅 과정에서 위법 여부 조사 중"
테라폼랩스·권도형 "새 수사 여부 알지 못해"

암호화폐 테라USD·루나 개발사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를 겨냥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사를 진행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테라폼랩스가 증권 및 투자 상품 관련 규정을 어겼는지가 관건이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SEC가 테라USD의 폭락 전 마케팅 과정에서 소비자보호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증권 규정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수익을 얻을 목적으로 암호화폐를 구매해 기업과 프로젝트에 투자하면 그 암호화폐는 SEC의 관할이 될 수 있다.

지난달 초 발생한 테라USD와 루나의 폭락 사태는 가상자산 시장 전체에 큰 충격을 줬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번 사태가 미 달러화에 연동됐다고 주장하는 암호화폐인 '스테이블 코인'의 위험성을 드러냈다고 지적하며 암호화폐 규제 법안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규제 당국은 이미 테라폼랩스와 권 CEO가 제공하는 '미러(Mirror) 프로토콜'이라는 암호화폐 프로젝트와 관련해 이들을 수사해왔다. 미러 프로토콜은 특정 기업의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 가격을 추종하는 디지털 자산을 거래하도록 해주는 탈중앙화 금융(DeFi) 플랫폼이다.

하지만 테라폼랩스와 권 CEO 모두 미러 프로토콜 관련 외의 수사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테라폼랩스는 성명을 통해 테라USD와 관련해 SEC가 벌이는 수사는 모른다고 전했고, 권 CEO도 "우리는 미러 프로토콜과 관련된 수사 외에 다른 새로운 수사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 SEC로부터 이와 관련한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8일 미 제2 순회항소법원은 미러 프로토콜과 관련한 SEC의 소환 명령에 대해 권 CEO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1심 법원은 지난 2월 테라폼랩스와 권 CEO가 미러 프로토콜과 관련한 서류를 제출하고 SEC에 증언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러나 권 CEO는 테라폼랩스가 미국에서 활발한 사업을 하고 있지 않고, 소환장이 본인이 아닌 법률 대리인에게 전달됐어야 한다며 항소했다. 이에 항소법원은 이날 권 CEO와 테라폼랩스가 미러 프로토콜에 대한 SEC의 수사에 응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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