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이 숨진 대구 법무빌딩 화재 사고의 방화 용의자가 변호사 사무실에 들어간 지 20여 초 만에 불꽃이 일고, 30초 정도 되는 순간 정장을 입은 직원들이 탈출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 영상에 포착됐다.
이 건물 CCTV에 따르면 방화 용의자 A(53)씨는 9일 오전 10시53분쯤 파란색과 초록색이 섞인 점퍼에 청바지, 운동화를 신은 채 붉은 가방을 뒤로 메고 통 모양의 물체를 흰 천으로 덮어 두 손으로 안은 채 계단을 걸어 2층 변호사 사무실로 들어갔다.
마스크를 쓴 A씨는 오른손으로 가방을 뒤지면서 주저없이 사무실로 들어갔고, 23초 뒤 사무실 입구 쪽에 불빛이 일더니 검은 연기가 일기 시작했다. 그 후 8초 뒤에는 정장 차림의 남성 한 명과 여성으로 추정되는 두 명이 황급히 뛰쳐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A씨는 두 손으로 인화성 물질이 든 통을 흰 천으로 덮고, 오른손으로 라이터를 찾아 쥐고 들어가서는 별다른 대화 없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과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