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다음 달부터 도입 예정인 '메타버스 근무제'와 관련해 논란이 됐던 음성채팅 접속 의무화 방침을 철회하기로 했다. 새 근무제 도입을 발표한 지 8일 만이다.
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날 사내 공지를 통해 메타버스 근무제에서 음성채널 연결과 주 1회 대면 회의 방침을 '의무'에서 '권장'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카카오는 7월부터 전 계열사에 새 근무제인 '메타버스 근무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근무제 도입 전부터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기존 재택근무와 달리 음성채널에 실시간으로 연결돼 있어야 하는 조건 때문에 내부에서는 "과도한 감시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는 "5분 대기조가 됐다"는 불만도 나왔다.
이에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새 근무제 발표 하루 만인 지난달 31일 "근무제의 세부 사항을 재검토하겠다"며 직원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나선 것. 일주일 만에 벌어진 이번 근무제 변경은 카카오가 이 같은 내부 의견을 수용한 조치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이와 함께 집중근무시간(코어타임)도 1시간 단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오후 1시부터 5시까지였던 집중근무시간은 오후 2시부터 5시로 바뀌었다. 카카오는 격주 금요일마다 쉬는 '놀금(격주 주 4일제)' 제도 도입도 검토 중이다. 남궁 대표는 앞서 카카오게임즈에 재직 당시 해당 제도를 도입해 직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카카오는 메타버스 근무제 도입으로 인한 출근자 감소로 보류했던 사내식당 도입도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공지를 통해 그라운드룰(근무제 방침)을 변경하고 격주 놀금 도입을 제안했다"며 "세부 실행 내용은 확정 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