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대마 해방구' 됐다...9일부터 가정재배도 허용

입력
2022.06.0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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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 산업 양성화...대마 테마 관광·음식 등에 활용
태국 방문 한국 여행객, 이용·구매 시 국내에서 처벌

9일부터 태국 일반 가정에서 대마 재배가 가능해졌다. 대마 산업 양성화를 통해 국익을 증대시키려는 태국 정부의 조치로, 대마 관련 상품 개발은 물론 음식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다만 한국인들은 태국 여행 시 대마가 포함된 음식을 섭취하거나 관련 상품을 구입해선 안 된다. 우리 사법당국은 행위 장소를 불문하고 국적을 기준으로 법을 적용하는 '속인주의' 원칙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태국 정부는 이날 대마의 가정 재배를 허용하는 법안을 공식 발효했다. 태국인들은 이제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전 신고만 하면 가정에서 대마를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태국 농업청은 묘목 100만 그루를 농가에 공급하는 등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사법당국 또한 앞서 대마 사범 4,200명을 석방하고, 기존 대마 사건 관련 소를 모두 취하했다. 2018년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의료용 대마 재배를 허용한 태국은 지난해 12월 대마를 마약법상 처벌 약물에서도 제외했다.

태국의 대마 산업은 의료와 관광ㆍ요식업 중심으로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미 대마를 이용한 의약품과 치료제 1,181개를 개발한 태국은 전 세계 대마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대마 소비도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태국 관광청은 대마에 대한 거부도가 낮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마 관광 패키지'를 준비 중이다. 또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대마 함유 차와 수끼 등 음식에 대한 공식 판매와 홍보도 조만간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태국이 ‘대마 해방구’가 됐다고 해도 이곳을 방문할 계획이 있는 한국인들은 대마 흡연은 물론 음식, 상품 등 관련 상품을 이용, 구매하는 것은 금물이다. 귀국 시 대마를 소량이라도 섭취한 것이 확인될 경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처벌되기 때문이다. 태국 정부도 가정 재배 허용과 별개로 공공장소에서 대마초 흡연은 여전히 금지하고 있으며, 환각 유발물질(THC) 농도 0.2%가 넘는 대마 상품을 생산ㆍ유통ㆍ이용할 경우 즉시 처벌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주태국 한국 대사관은 "우리 국민이 태국을 여행하는 경우 대마와 관련된 한국 사법당국의 처벌 가능성 등을 필히 숙지해야 한다"며 "현지 대마 상품과 관련, 애매하거나 궁금한 것이 있다면 대사관 영사과(+66-02-247-7540) 등에 연락해 정확한 내용을 확인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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