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민변이 도배" 검찰 편중 문제없다는 윤 대통령

입력
2022.06.0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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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검찰 편중 인사’ 비판 여론과 관련해 작심발언을 했다. 윤 대통령은 8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인재풀이 너무 좁은 것 아니냐’라는 질문에 “과거에 민변 출신들이 아주 도배를 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선진국, 특히 미국 같은 나라를 보면 ‘거번먼트 어토니(government attorneyㆍ정부 변호사)’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정관계에 아주 폭넓게 진출하고 있다. 그게 법치국가 아니겠냐”라고 했다.

선진국도 법률가를 대거 등용해 법치를 다지고 있으며, 인재풀 쏠림이라면 과거 민변 사례도 있었으니 문제 될 것 없다는 게 윤 대통령의 인식으로 보인다.

심히 우려스러운 시각이다. 여론이 이른바 ‘검찰공화국’을 경계하는 것은 검찰이라는 막강 권력기관과 이곳 출신 다수 정부 고위직의 연결고리가 갖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어서다.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변호사 집단과 검찰을 비슷한 인재풀로 등치하는 것부터 무리거니와, 전 정부의 민변 과용을 비난하면서도 ‘나는 하면 안 되냐’라는 식의 반응은 지나치게 단선적이다.

정부 기능에 대한 이해도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은 7일 임명한 부장검사 출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 대해 “아주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며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금감원이나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경우 규제기관이기 때문에 법 집행을 다룬 사람들이 역량을 발휘하기에 아주 적절한 자리라고 늘 생각해 왔다”고 강조했다. 아직 공석인 공정위원장에도 검찰 출신 기용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금융과 시장거래 감독 분야의 법 질서 확립은 중요하다. 일각에선 검사 출신 금감원장에 기대를 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감독의 일부일 뿐이다. 실물경제의 온갖 변수와 산업적 특성까지 복합된 시장에서 정해진 규칙 준수만 강조하다가는 자칫 자율과 창의를 막을 수 있다. 시장 변화를 읽는 ‘선제적 감독’까지 검찰 출신에게 기대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