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 "새 한국대사는 중국통" 치켜세우며 '미국 쏠림' 견제

입력
2022.06.08 18:00
"중국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 속지 말길" 당부


중국 언론이 윤석열 대통령이 낙점한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 내정자에 대한 복잡한 시선을 드러냈다. "저명한 중국통"이라고 치켜세우는 동시에 "악의적이지 않게 중국을 알릴 인물"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미국 쏠림 외교를 막아 줄 것을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8일 정재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전날 윤석열 정부의 첫 주중 한국대사에 내정된 소식을 전하며 "중국에서 일하고 공부해 중국어에 능통하며 미중관계를 연구해온 중국 정치·경제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이어 홍콩 과기대 교수와 서울대 중국연구소장 등을 역임한 정 내정자의 이력을 구체적으로 전하며 "한국의 새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과 국제관계에 전문성이 있는 학자"라며 "합리적이고 자주적인 견해로 한중관계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 내정자는 미국 브라운대에서 중국 정치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과 홍콩을 오가며 미중관계를 연구해왔다. 윤석열 정부 외교라인에서는 몇 명 안 되는 중국통 인사로 꼽힌다. 윤 대통령과는 충암고 동창으로 각별한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타임스는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중국에 강경한 발언을 한 점을 언급하며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잘 관리하는 것이 경제뿐 아니라 국제 정치와 외교 문제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거듭 경고했다. 그러면서 "새 대사가 중국에 대한 악의적이고 근거 없는 비방에 속지 않고 진짜 중국을 한국과 세계에 알리길 희망한다"고 했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한국 정부가 한미동맹에 치우치지 않도록 정 내정자가 일정한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한 셈"이라며 "일단 신임 대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라고 해석했다.

또 다른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는 정 내정자가 대북 강경론자이자 중국에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다는 한국 언론의 평가에 주목했다. 이 매체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인용해 "정 내정자가 대사에 취임한 뒤 특기를 발휘해 중·한 관계를 한층 공고화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