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무기한 총파업 돌입... '물류대란' 현실화하나

입력
2022.06.07 17:47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7일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첫날 2만여 대의 화물차가 운송거부에 동참한 가운데 시멘트, 주류업계를 중심으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물류대란'이 확산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부산·인천·경남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지부별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했다. 국토부는 9,000여 명, 화물연대는 1만5,000여 명이 출정식에 참여한 것으로 각각 집계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주요 거점을 지키고 있는 조합원을 제외한 인원들이 출정식에 참여했고, 파업에는 전체 조합원(2만5,000여 명) 대부분이 함께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지역에선 물리적 충돌도 벌어졌다.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울산 남구 석유화학단지 정문 앞에서 경찰관을 밀친 화물연대 조합원 4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됐다. 다만 운행 방해를 위해 주요 항만 등의 출입구 등을 봉쇄하는 과정에서 비조합원들과의 충돌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비조합원 일부도 총파업에 동참한 데다 파업에 대비해 물량을 미리 이송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산업계 피해는 시멘트와 주류업계에 집중되는 상황이다. 시멘트는 미리 물량을 빼놓기 어려운 데다 차주 절반가량이 화물연대 소속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경기 의왕 유통기지 등 일부 시멘트 공장에서 시멘트 출하가 중단됐다. 주류업계는 이미 생산중단 사태까지 벌어진 바 있다. 하이트진로는 2일부터 경기 이천, 충북 청주 공장의 화물기사들이 운송을 거부해 제품 출고에 차질을 빚었다.

국토부는 물류 수송 현황, 화물연대 동향 등을 파악하고 있으나 아직 전국적 물류 피해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 12개 항만의 장치율(항만 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실제 보관비율)이 평시(65.8%)와 비슷한 수준인 68.1%다. 장치율이 80%를 넘어서면 터미널 운영에 장애가 생긴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산업계에 미칠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석유화학이나 철강 등 대규모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봉쇄가 이뤄지고 있고 컨테이너 역시 조합원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파업 여파가 현실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와 화물연대의 입장 차이가 확연해 조기에 해법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화물연대는 올해 말로 끝나는 안전운임제를 계속 시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국회에서 논의할 사안"이라며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한 입장을 묻자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며 "사용자 부당노동행위든 노동자의 불법행위든 간에 선거운동할 때부터 그렇게 대응하겠다고 천명해 왔다"고 강조했다.



유환구 기자
윤한슬 기자
이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