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서 '반도체 특강'... 윤 대통령 "장관들, 과외선생 붙여 공부하시라"

입력
2022.06.0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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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7일 국무회의에서 "반도체는 국가 안보 자산이자 우리 산업의 핵심"이라며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우수 인재 육성을 전 부처에 지시했다. 6·1 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반도체 산업이 국가 경쟁력 강화와 경제 성장을 위해 필수 과제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반도체, 국가 안보 자산 및 우리 산업 핵심"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반도체는 전체 수출액의 20%를 차지하는 우리 경제의 근간"이라며 "반도체 산업이 지금의 경쟁력을 향후 더 확장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이런 제도적 여건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은 우수한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 핵심"이라며 "교육부뿐만 아니라 전 부처가 인재 양성을 위해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또 "산업 고도화를 견인해 나갈 수 있는 인재 없이 비약적 성장은 있을 수 없다"며 "인재 양성을 위해 우리가 풀어야 할 규제가 있다면 과감하게 풀라"고 했다.

'반도체 전문가' 이종호 장관, 국무위원 대상 특강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대통령과 각 부처 장관을 대상으로 강연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장관이 반도체 웨이퍼를 들고 나와 설명하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이 장관은 '반도체에 대한 이해와 전략적 가치'라는 주제의 강의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와 달리 시스템반도체 등은 기술 열위 상태이고 △ 반도체 산업계의 인력난 현실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반도체 분야에서 514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86건의 특허를 등록한 전문가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직후인 지난해 5월 "반도체를 배우고 싶다"며 서울대 반도체연구소장이던 이 장관을 찾아가 과외받은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 장관의 강연이 끝난 후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한 것을 언급한 후 "안보 전략적 차원에서 미국이 (우리나라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을 세계에서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강연은 쉬운 것이었는데 각자 더 공부해서 수준을 높여 달라. 과외선생을 붙여서라도 공부를 더 해서 오시라"고 말했다.

"지방정부는 국정의 중요한 파트너"

윤 대통령은 새로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들과의 경제 및 지역 성장을 주제로 한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방정부는 국정의 중요한 파트너"라며 "우리 경제의 복합적 위기 앞에 중앙과 지역이 따로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민생 안정에 두고 새로 출범할 지방자치단체와 내각 그리고 대통령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해주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배달 라이더 등 플랫폼 종사자들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내용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 등 110개 법률 공포안이 의결됐다. 윤 대통령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관련해 "법 개정 취지가 현장에서 차질 없이 실현될 수 있도록 각 부처는 시행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현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