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 국민 모두 한국 대중문화가 일본 대중문화보다 더 높은 국제적 인기를 누린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국민이 자국 문화를 더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과는 별개로, 아카데미영화상 4관왕 '기생충'부터 그룹 방탄소년단(BTS), 넷플릭스 최고 흥행작 '오징어게임'까지 다양한 분야의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처음 이뤄진 대중문화 관련 양국 인식조사에서 '상대 국가의 영화나 음악, 만화 등 대중문화에 매력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한국인 32.4%, 일본인 36%가 각각 '그렇다'고 답했다.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은 한국인 64.0%, 일본인 61.0%로 집계됐다. 일본인의 한국 문화 사랑이 한국인의 일본 문화 사랑보다 조금(3.6%포인트) 높았지만, 양국 모두 30%대에 그치면서 양국 간 '문화적 거리'도 상당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아직까지 문화 교류 주체가 일부 연령대와 성별에 제한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대중문화의 '세계적 인기' 측면에선 한일 국민 모두 한국 쪽으로 기울었다. '양국 대중문화 중 어느 쪽이 세계에서 인기가 높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국 응답자의 85.6%, 일본 응답자의 46%가 '한국'을 꼽았다. '일본'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한국인 11.5%, 일본인 39%에 그쳤다.
이런 인식은 최근 K콘텐츠가 아카데미, 빌보드 뮤직, 골든글로브 등 해외 유수 시상식에서 잇따라 수상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일본 내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도 응답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14~15일 도쿄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한류 축제 '케이콘 2022 프리미어 인 도쿄'는 매진됐다. K팝이 선도하던 기존 한류 열풍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에 힘입어 2000년 ‘겨울 연가’에 이어 다시 한국 드라마 붐으로도 이어졌다.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최근 2년 연속 일본 넷플릭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 1~10위 가운데 한국 작품이 과반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