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지역 12개국 인재들이 한국에서 백신 생산공정 교육을 받는다.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드러난 국가 간 감염병 대응 격차를 줄이기 위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함께 실시하는 프로젝트다. K방역에서 이젠 'K바이오'로 한국의 팬데믹 리더십 역량이 확대된 셈이다.
보건복지부는 6일 베트남과 태국, 우즈베키스탄 등 아태지역 12개국 35명을 대상으로 백신 생산공정 교육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한국이 ADB와 체결한 '한국형 나이버트(K-NIBRT)' 사업의 일환이다. 아일랜드의 유명 바이오 공정 교육기관인 '나이버트'를 벤치마킹한 전문교육 기관 '한국형 나이버트 사업단'이 인력 양성을 맡는다.
교육생들은 3주간 백신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의약품 개발 제조 기본 개념을 익힌 뒤, 5주간 배양에서 운송까지 백신 생산공정 전반을 실습한다. 7일에는 인천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입교식이 열린다.
이번 프로그램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앞서 2월 한국을 '글로벌 바이오 인력 양성 허브 국가'로 단독 지정한 뒤 처음으로 실시하는 글로벌 교육이다. 코로나19로 지역별 백신 생산 필요성이 커지면서 지역 간 역량 격차를 줄일 임무를 한국에 맡긴 것이다. 브루노 카라스코 ADB 지속가능개발·기후변화국 국장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백신 불평등이 드러났는데, 이번 교육이 지역적 백신 안보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정부와 이번 교육을 지원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했다.
정부는 이번 교육을 통해 각 국가 인재들이 바로 백신 산업 현장에 투입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사업단 단장인 이진우 연세대 부총장은 "교육생들이 코로나19 변이 대응에 용이한 mRNA 백신 관련 공정 요소 기술을 습득하게 할 것"이라며 "본국에서 백신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인력으로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올 9월에는 아태지역 중·저소득국 25명을 2기 교육생으로 받을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올 10월 25, 26일 서울에서 코로나19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감염병 대응책을 논의할 '2022 세계 바이오 서밋'을 개최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리처드 해쳇 감염병혁신연합(CEPI) 대표 등을 포함한 정상급 인사들이 다수 참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