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원 닭백숙 주문해야 발 담글 수 있었던 계곡의 대변신

입력
2022.06.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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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청학밸리리조트 개장 3년 차
청학비치·물놀이장·정원 등 추가 확충
시민 품 돌아온 계곡에  방문객 "좋다"

“4년 전 여름만 해도 닭백숙 가게가 좋은 계곡 자리를 모두 차지해 발 담그는 것은 엄두도 못 냈죠.”

4일 경기 남양주시 별내면 청학리 수락산계곡(청학계곡)에서 만난 이모(52)씨는 “계곡 옆에 앉아 물소리를 들으며 좋은 풍광을 바라보니 상쾌하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맑게 고인 계곡 물에선 나들이 나온 아이들이 물장구를 치며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계곡을 따라 만든 숲속 오솔길과 덱길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짝 지어 걸으며 수락산의 빼어난 경치를 눈에 담았다.

의정부에서 왔다는 정모(50)씨는 “예전에는 7만 원짜리 닭백숙을 시켜야 계곡물에 닿을 수 있었고, 그것도 가게 곳곳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노래방 기계 음악 소리에 짜증이 났었다”며 “이제야 계곡의 풍치를 제대로 만끽할수 있게 됐다”고 웃어 보였다.

전국 처음으로 계곡 자리 불법 시설물을 모두 정비해 만든 청학밸리리조트가 전날 3년 차 개장에 들어갔다. 청학밸리리조트는 조광한 시장 취임 이후인 2018년 7월부터 1년간 수락산 청학계곡(3㎞) 물가 자리를 차지하던 불법 식당의 평상 등 무허가 시설물(1,105개)과 콘크리트 구조물(2,260톤)을 모조리 정비해 만든 시민 휴양지다. 2021년 인공해변(길이 160m)으로 거듭난 뒤 지난해부터는 문화와 예술 공간을 더한 복합리조트로 변신하고 있다.

올해는 청학비치 C구간(720㎡)과 두물머리 소(小)정원, 물놀이장·수변 스탠드, 대형 그늘막 등의 휴식 공간이 추가로 조성됐다.

50년 만에 자연 모습 그대로 시민 품으로 돌아온 수락산 계곡은 개장 이후 2년간 17만 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 휴양지로 자리 잡았다.

조 시장은 “국가는 좋은 공간을 만들어 국민들이 무료로 이용하면서 행복감을 느끼게 해줘야 할 책무가 있다”며 “하천을 시민들께 돌려주는 차원을 넘어 사계절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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