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과 실망"... 김새론, 음주운전 꼬리표의 무게

입력
2022.06.07 09:00

배우 김새론이 최근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됐다. 아역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해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왔던 그의 소식은 대중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김새론이 짊어져야 할 음주운전이라는 꼬리표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김새론은 지난달 18일 오전 8시쯤 음주운전을 하다 서울 강남구 학동사거리 인근에서 가로수와 가드레일 등 구조물을 들이받았다. 이 여파로 인근 점포의 결제 시스템, 신호등 등이 마비됐다. 김새론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채혈을 요구했다. 다친 사람은 나오지 않았지만 많은 이들이 김새론의 음주운전에 대한 분노를 내비쳤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공식입장을 내고 "김새론씨의 음주운전으로 발생한 사고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또한 김새론이 반성 중이며 사고 피해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그가 경찰 조사에 성실한 태도로 임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김새론은 SNS에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저는 음주 상태로 큰 잘못을 저질렀다. 제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 주변 상가의 상인 분들, 시민분들, 복구해 주시는 분들 너무나도 많은 분들께 피해를 끼쳤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제가 저지른 잘못에 스스로도 실망스럽고 너무나 부끄럽다.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깊이 반성하고 또 반성하겠다"고도 했다.

김새론의 음주운전으로 그가 출연할 예정이었던 SBS '트롤리'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사냥개들'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트롤리'의 제작사 스튜디오S는 골드메달리스트가 사과와 함께 하차 의사를 밝혀 이를 받아들였다고 전한 바 있다. '사냥개들'의 관계자는 김새론의 출연에 대해 본지에 "배우의 촬영 분량은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고 기존 촬영분 편집은 현재 제작진 측과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채혈 검사 결과에 반전은 없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3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통보받은 김새론의 채혈 검사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0.08%를 넘은 면허취소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김새론, 복귀 전 숙제는

김새론에 앞서 일부 스타들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후 복귀를 시도했다. 논란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방송에서 종종 눈에 띄게 된 이가 있는 반면 복귀 의사를 내비친 것만으로도 대중이 깊은 거부감을 드러내는 이도 존재한다. 그 차이는 무엇에서 비롯됐을까.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논란에 대한 대응 방식, 그 과정 속 대중과의 소통, 자숙 기간 등에 따라 음주운전 후 복귀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일 중요한 건 연예인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했는지와 진심 어린 행보를 보였는지의 여부다. 시간만 오래 끈다고 해서 복귀가 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물론 스타의 음주운전이 어떤 피해를 가져왔는지도 중요하다. 정 대중문화평론가는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기물을 파손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와 같은 사안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 대중의 눈총이 더욱 따가워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김새론은 사람을 다치게 하지는 않았으나 상인들과 주민들에게 피해를 줬다.

정 대중문화평론가는 김새론의 음주운전에 대해 "대중과의 신뢰를 깼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음주운전 자체도 문제지만 도주를 했다는 점이 대중에게 크게 다가갔을 거다"라고 말했다. 그가 김새론의 성공적인 복귀가 쉽지 않을 듯하다고 예측하는 이유다. 정 대중문화평론가는 "복귀까지 시간이 걸릴 듯하다. 그 시간 동안 가만히 있는다면 상황이 해결되지 않을 거다. 봉사 등 대중의 호의를 얻을 수 있는 진심 어린 행동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음주운전 물의 전, 많은 이들이 김새론의 '꽃길'을 예측했지만 그는 스스로에게 위기를 안겼다. 자신의 그릇된 판단에서 비롯된 결과인 만큼 누군가를 탓할 수도 없다. 영화 '아저씨' '이웃사람' 등으로 아역 때부터 큰 사랑을 받았던 김새론이기에 대중의 실망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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