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3일 제8회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한 데 대해 "경제 위기를 비롯한 태풍의 권역에 우리 마당이 들어가 있다"며 "정당의 정치적 승리를 입에 담을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선거 승리에도 연신 몸을 낮추고, 향후 국정운영의 방점을 '경제'와 '민생'에 찍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지방선거 이후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구상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윤 대통령은 "여러분, 지금 마당에 창문 흔들리고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걸 못 느끼느냐"고 반문하면서 지선 승리에 안주하기보다 경제 위기 해결이 당면 과제임을 역설했다.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시도지사들과 간담회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확정된 분들이 취임하고 각자 맡을 시·도 현안이나 재정 상황 점검 후에 만나는 게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고 답변했다.
취재진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새로 구성되면 만나겠느냐'고 묻자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데 여야가 따로 있겠습니까"라고 답했다. 국민의힘이 지방권력을 거머쥐었지만, 윤석열 정부가 구상 중인 각종 경제 및 규제 개혁에 속도를 내려면 거대야당과의 협조가 필수인 만큼, '협치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17개 시·도지사 자리 중 12곳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뒀다. 이는 새 정부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민심이 정권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여론을 이긴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자세를 한껏 낮춘 모습이다. 선거 결과가 확정된 2일에도 240자 분량의 짧은 입장문만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입장문에서도 "이번 선거 결과는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더 잘 챙기라는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라는 자세로 민생 안정에 모든 힘을 쏟겠다"며 민생 안정과 경제 위기 해결의 중요성을 부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