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 질환, 대변 염증 수치 낮으면 해외여행 문제 없어

입력
2022.06.02 21:56

염증성 장 질환은 3개월 이상 장에 염증이 지속되며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만성 면역성 질환이다. 궤양성대장염(대장)과 크론병(소화기관)이 대표적이다. 증상이 조절되지 않으면 대변을 참지 못하는 ‘대변 절박증’이나 설사ㆍ혈변ㆍ복통 등이 계속 나타날 수 있다.

갑자기 이런 증상이 생기다 보니 일상생활은 물론 국내나 해외로 떠나는 긴 여행을 하지 못하게 된다. 최근에는 대변 염증 수치가 높거나 고혈압ㆍ당뇨병 등 동반 질환을 앓고 있으면 여행 중 염증성 장 질환 증상 재발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윤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해외여행 중 염증성 장 질환 증상을 재발하게 만드는 인자를 파악하기 위해 2018~2020년 해외여행을 다녀온 염증성 장 질환 환자 94명을 대상으로 △동반 질환 △생물학적 제제 치료 △여행 전 대변 염증 수치 △비행ㆍ여행 기간 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 중 16%가 여행 기간 중 증상 재발을 겪었다. 이들은 다른 환자보다 대변 염증 수치가 높았으며, 고혈압ㆍ당뇨병 등 동반 질환을 앓고 있었다. 또한 응급실 방문 이력이 있었다.

반면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면역 조절제 및 생물학적 제제 투여 여부, 비행ㆍ여행 기간은 큰 영향이 없었다.

연구팀은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염증성 장 질환 환자는 여행 전 대변 염증 수치와 동반 질환을 확인하고 담당 전문의와 상담해 여행 중 치료계획을 잘 준비한다면 일반인과 동일하게 해외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혁 교수는 “관해기(寬解期) 상태이고 대변 염증 수치가 높지 않으면 큰 걱정 없이 해외여행을 다녀와도 된다”며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받았다면 정맥 주사 일정을 조정하거나 자가 주사 키트를 챙겨가야 하므로, 여행 전 주치의와 상담하기를 권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