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선거 패인' 지목된 가세연 분열하나... 강용석 측-김세의 갈등 표출

입력
2022.06.02 16:36
강용석 측 차명진 선대위원장 "김은혜 쪽이 무시"
김세의 대표 "단일화 협상 중 캠프에 뒤통수 맞아"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활동을 기반으로 정치권 복귀를 노리며 경기도지사 선거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 강용석 후보 측과, 함께 진행을 맡았던 김세의 대표(전 기자)가 갈등을 노출하고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의 '보수 단일화' 실패 원인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주장하고 나서면서다.

강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은 차명진 전 의원은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누가 김은혜 후보 패배 책임인가. 강용석과 일당들? 국힘당내 자강론자들의 뇌피셜(자기 머릿속에서만 상상한 것)"이라면서 "분명 강 후보는 일찍부터 김은혜 후보와의 단일화를 요구하고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무시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소의 타협안이나 그쪽 후보의 방문조차 없었다"면서 "그때부터 남남 아닌가"라고 주장한 후 "아직까지 김은혜 후보 패배 책임을 강용석 후보에게 돌리는 사람이 있다면 아예 논쟁을 않겠다"고 주장했다.

차 전 의원은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단일화 얘기를 오래 끌어서 자유우파 지지자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고 있던 표도 빠져나가게 만든 게 후회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강 후보와 함께 방송을 진행해 온 김세의 대표는 이에 대해 '가로세로연구소'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다른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자신이 강 후보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김은혜 후보 측과의 단일화 협상을 주도해 왔지만 어그러졌다면서 "강용석 캠프가 저 김세의를 뒤통수쳤다. 강 후보의 주변에 나와 강 후보를 이간질하려는 사람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김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로지 '강용석의 명예회복' 이외에는 단 하나의 조건 없이 단일화 협상을 진행했다"면서 "이 부분은 김은혜 캠프의 핵심 관계자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말한 '강용석의 명예회복'이란 "김은혜로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강용석이 김은혜 유세 현장에서 '김은혜 지지연설'을 직접 하도록 하고 선거 이후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것"이었다.

김 대표의 주장은 이 단일화 협상안이 강용석 캠프 내에서 반발을 불러 결과적으로 단일화가 좌초됐다는 것이다. 그는 "캠프 내에서 '왜 하나도 얻는 것 없이 김은혜만 유리한 협상을 했느냐?'며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강 후보는 지난달 23일 TV토론에서 '다봉타워 사진'을 가져와 김 후보를 공격했고 단일화 협상은 결렬됐다고 김 대표는 주장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26일 같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김세의 뒤통수치니 좋나. 본인 선택이니 본인이 잘 알아서 하시길 바란다. 나중에 자리 하나 받을까하는 정치 꿈나무들과 잘 지내시길 바란다"며 사실상 강 후보를 저격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강 후보와 김 대표가 진행한 '가세연'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맹렬히 공격한 보수 유튜브 채널이지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서도 '성상납 의혹'을 제기하는 등 관계가 좋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경기지사 후보 단일화가 이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측의 반대로 실패했다는 해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김 대표가 "이준석 몰래 단일화 협상이 이뤄지는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그 배후로 강용석 후보 캠프 내의 인물들을 지목하면서 강 후보 측과 김 대표 간의 진실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인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