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선거, 민심은 균형 택했다... 진보 9곳·보수 8곳 당선

입력
2022.06.02 09:16
서울·세종·충남 등 진보교육감 3선
현직 13명 중 10명 당선…'현직 프리미엄' 줄어


1일 치러진 전국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들이 17개 시·도 중 9곳에서 승리했다. 직전 선거에서 약세를 보였던 보수 후보들도 8개 시·도에서 당선되며 선전했다.

2일 오전 8시 현재 모든 지역에서 99% 이상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서울에서는 현직 교육감인 조희연 후보가 득표율 38.1%로 3선에 성공했다. 교육감 직선제 도입 후 서울에서 3선 교육감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선거에 이어 보수 후보들이 2번 연속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마지막까지 진보와 보수가 치열하게 경합한 인천에서는 진보 성향인 현직 도성훈 후보(41.5%)가 보수 성향의 최계운 후보(39.5%)를 누르고 재선 교육감이 됐다. 접전이 벌어졌던 경남에서도 현직인 진보 성향 박종훈 후보(50.2%)가 보수 김상권(49.8%) 후보와 0.4%포인트 차로 근소하게 앞서며 당선을 확정지었다. 또 다른 접전 지역이었던 부산에서는 보수 성향의 하윤수 후보가 50.8%로 당선됐다.

진보 9곳·보수 8곳서 당선

그 밖에 광주 이정선 후보(34.9%), 울산 노옥희 후보(55.0%), 세종 최교진 후보(30.8%), 충남 김지철 후보(33.8%), 전북 서거석 후보(43.5%), 전남 김대중 후보(45.1%) 등 진보 성향 후보들이 각각 보수 성향 후보들을 따돌리고 당선됐다.

보수 성향 후보 가운데서는 대구의 강은희 후보(61.6%), 경기 임태희 후보(54.8%), 강원 신경호 후보(29.5%), 충북 윤건영 후보(56.0%), 경북 임종식 후보(49.8%), 제주 김광수 후보(57.5%)가 당선을 확정지었다. 현직 교육감이 3선 연임 제한에 걸려 출마하지 못한 강원도와, 2018년에 이어 김광수·이석문 후보의 '리턴 매치'로 관심을 모았던 제주 모두 보수 후보들이 승리 했다.

중도·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대전의 설동호 후보(41.5%) 역시 당선이 확정돼 3선에 성공했다.

단일화가 승패 갈라... 현직 프리미엄 줄어

이번 선거에서는 양쪽 진영 모두 단일화 여부가 승패를 갈랐다. 서울에서는 2위인 조전혁 후보(23.5%), 3위 박선영 후보(23.1%), 4위 조영달 후보(6.7%) 등 보수 후보의 득표율 합계가 50%를 넘을 만큼 중도·보수 표심이 높았으나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진보 조희연 후보가 3선에 성공했다.

역시 진보 교육감이 승리한 충남(김지철)·세종(최교진)에서도 중도·보수 후보들이 단일화에 실패했다. 반면 충북에서는 윤건영 후보가 보수 진영의 단일화 덕에 8년 만에 보수 교육감 시대를 열었다.

한편 이번 교육감 선거에선 유권자 무관심에 따른 '현직 프리미엄'이 4년 전보다는 다소 완화된 양상이다. 2018년 선거에선 현직 교육감 12명이 모두 당선됐었는데, 이번에는 10명만 당선됐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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