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구청장 25석 가운데 24석을 휩쓸었다. 이를 만회하려는 국민의힘 후보들은 6·1 지방선거에서 단단히 별렀다. 그로 인해 자정을 넘어서까지 승패를 예측하기 어려운 접전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한 서울 구청장 개표결과에 따르면 25곳 구청장 선거 중 국민의힘이 17곳, 민주당이 8곳에서 승리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대통령이 14곳에서 승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약진이 더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국민의힘은 조성명 강남구청장 당선인을 비롯해, 전영수(서초구), 서강석(송파구) 등 강남 3구를 비롯해 정문헌(종로) 김길성(중구) 박희영(용산구) 김경호(광진구) 이필형(동대문) 오언석(도봉구) 이성헌(서대문구) 박강수(마포구) 이기재(양천구) 김태우(강서구) 최호권(영등포구) 문헌일(구로구) 박일하(동작구) 이수희(강동구) 등 17곳에서 승리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원오 성동구청장을 비롯해, 류경기(중랑구), 이승로(성북구), 이순희(강북구), 오승록(노원구), 김미경(은평구), 유성훈(금천구), 박준희(관악구) 등 8명이 승리하는 데 그쳤다. 이 중 이순희 당선인을 제외한 7명이 현역 구청장이다.
개표 초반 민주당 후보들이 앞서는 지역이 많았으나, 개표가 종반으로 진행될수록 접전 지역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거나, 뒤집기에 성공하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이 2006년 4회 지방선거에서 25곳 전체를 휩쓸었던 이후, 민주당 우위의 서울 구청장 구도가 16년만에 바뀌게 됐다. 2010년 5회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21곳을 차지했고,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이 20곳을 차지했다. 2018년에도 민주당이 24곳을 차지해 압승을 거뒀다.
국민의힘이 구청장은 물론 서울시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을 이기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 운영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오 시장은 지난해 4월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1년간 민주당 중심의 시의회와 구청장 구도에 어려움을 토로해 왔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도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 지원에 주력해 왔다.
전직 국회의원 출신 후보들의 명암도 엇갈렸다. 재선 의원 출신으로 각각 서대문구청장 선거와 종로구청장 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소속 이성헌 정문헌 후보는 접전 끝에 당선됐다. 반면 성북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초선 의원 출신 정태근 국민의힘 후보는 현역인 이승로 민주당 당선인에게 패했다.
전국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완승을 거뒀다. 민주당은 63곳, 국민의힘은 145곳에서 앞섰다. 2018년 선거에서 민주당이 151곳, 당시 자유한국당이 62곳에서 승리한 것과 비교하면 4년 만에 기초단체장 구도가 완벽하게 뒤집힌 셈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총 31명의 기초단체장을 뽑는 경기도에서 민심 회복에 성공했다. 제7회 지선에선 당선인을 가평, 연천 2곳에서만 배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인 성남, 고양, 이천, 김포 등을 포함한 총 22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반면 민주당은 부천, 시흥, 광명, 화성, 안성, 평택 등 9석 확보에 그쳤다. 그러나 호남지역에선 여전히 국민의힘은 환영 받지 못했다. 광주, 전남, 전북 3개 지역에서 단 한자리의 기초단체장도 배출하지 못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