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탁 끝판왕 군위·의성군수 선거, 이장 대리투표 무더기 적발

입력
2022.06.01 12:40
거소투표 대상자 특별 전수 조사 결과
허위신고 25건·대리투표 7건 추가 적발
이장·요양보호사 등 10명 검찰에 고발
이와 별개로 경찰도 5명 대리투표 이장 수사 중

‘소멸위험’ 전국 1, 2위를 다투는 경북 군위, 의성군수 선거에 조직적인 관건선거 의혹이 일고 있다. 현직 군수가 국민의힘 경선에 탈락하거나 불만을 가지고 나란히 무소속으로 출마한 공통점이 있는 지역이다.

경북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장 등에 의한 대리신고 사실이 드러난 군위군과 의성군 2개 지역에 대한 거소투표대상자 특별 전수조사 결과 모두 허위로 거소투표신고를 하거나 대리로 투표한 이장과 요양보호사 등 10명을 대구지검 의성지청에 고발했다고 1일 밝혔다.

허위신고 및 대리투표로 이미 투표를 한 것으로 된 선거인의 투표용지는 개표소에서 무효처리하기로 했다. 억울하게 투표권이 박탈된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투표 당일인 1일 투표소에서 확인 후 직접 투표할 수 있게 조치했다.

군위군 우보면의 요양보호사 A씨는 선거인 7명의 거소투표 신고를 허위로 작성, 신고했다. 이 중 2명은 우편으로 발송된 투표용지에 대리투표까지 해 선관위로 회송했다. 또다른 우보면 이장과 의흥면 이장 등 3명은 2~7명을 허위신고하거나 대리투표한 혐의다.

의성군에서도 안평면 이장은 7명, 사곡면 이장은 2명, 안계면 이장은 3명을 허위신고했다. 또 특별한 직책이 없는 일반인도 허위신고하거나 대리투표한 사실이 적발됐다.

선관위와 별도로 경북 군위경찰서는 최소 5명을 대리투표한 군위군 이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증거인멸 도주우려 없다”는 이유로 법원에 의해 기각되자 불구속 수사 중이다.

경북선관위는 지난달 중순부터 거소투표 대리신고 사실이 불거지자 군위군 246명, 의성군 962명 두 지역 1,208명의 거소투표자 전원을 대상으로 서면 전화 방문을 통해 조사해 이 같은 허위신고와 대리투표 사실을 추가로 적발했다.

경북선관위 관계자는 “31일까지 조사를 마쳤으나 이후에도 신고나 제보가 있으면 선거일 후 공소시효가 끝날 때까지 추적해 조사하고, 위반자 전원에 대해 고발 등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서 근소한 표차로 당락이 갈릴 경우 낙선자의 선거무효소송 제기 등 극심한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광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