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내준 부산·울산·경남 광역단체장 자리를 모두 되찾았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지난달 양산에 둥지를 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직 대통령' 효과마저 미미해, 국민의힘은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부울경 보수벨트'를 구축했다.
부산시장에는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압도적인 차이로 변성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영진 정의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박 당선인은 지난해 보궐선거 당선에 이어 재선에 성공해 2018년 진보 진영에 내줬던 지방권력을 완전히 되찾아 오는 성과를 거뒀다.
박 당선인은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변 후보를 2배 이상 앞서는 등 개표 초반부터 변 후보를 따돌리고 줄곧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박 당선인은 부산 출신으로 서울에서 초ㆍ중ㆍ고교를 마친 뒤 1991년 동아대 교수로 부임했고, 2004년 17대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에서 당선됐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과 국회 사무총장을 지냈다. 2020년 5월 성추행 파문으로 오거돈 부산시장이 사퇴하자 이듬해 보궐선거로 당선된 후 안정적으로 부산시를 끌고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당선인은 “시민 여러분과 함께 다시 태어나도 또 살고 싶은 도시를 이루겠다”며 “혁신적이고 민주적인 리더십으로 시민 모두가 행복한 부산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울산시장 선거도 이변이 없었다.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는 개표 초반부터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따돌리고 선두를 질주했다.
울산시장은 그동안 보수 정당이 독식하다가 촛불 민심이 타오른 2018년 처음으로 민주당 소속의 송 후보가 승리했지만, 4년 만에 보수로 회귀했다.
2일 오전 1시 기준 개표율은 56.8%를 기록한 가운데 김 후보가 60.3%를 득표해 39.6%를 얻은 송 후보를 크게 앞섰다. 김 당선인은 “승리를 기대했지만 막상 결과를 마주하고 보니 어깨가 무겁다”며 “갈등은 봉합하고 울산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선전은 보수 단일화로 인한 지지층 결집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맹우 전 시장이 공천 결과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지만 선거를 앞두고 김 당선인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했다. 3자 구도에선 다소 앞서는 듯했던 송 후보는 양자 구도로 결정되자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열세를 보였다.
김 당선인은 지방의원 3선, 남구청장 재선을 지낸 20년 경력의 지방자치 전문가다. 그는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친환경 개발로 일자리를 늘리고 인구유출도 막겠다고 밝혔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중도 하차해 무주공산이 된 경남지사 선거에선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가 3명 경쟁자를 여유있게 따돌리며 '텃밭'을 탈환했다.
박완수 당선인은 2012년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 후보 당내 경선에 나섰다가 홍준표 전 지사에 밀렸지만 '3수' 끝에 경남도청에 입성하게 됐다.
경남 통영 출신의 그는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경남도청에서 경제통상국장과 농정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뒤 창원시장과 20·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박 당선인은 선거기간 동안 '경남이 키운 준비된 도지사' '도민이 키운 CEO 도지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도민 표심을 파고들었다. 그는 "경남투자청을 설립하고 '투자유치 특별자치도'를 추진해 경남을 대한민국 경제특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