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00만 원과 6,500만 원.
1일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시ㆍ도의회 광역의원과 구ㆍ시ㆍ군의회 기초의원 한 명에게 1년 동안 들어가는 평균 예산이다. 어지간한 대기업 직원 연봉과 맞먹는다.
지방선거는 국민의 일상을 지근거리에서 지원하는 ‘지역일꾼’을 가려내는 정치 행사다. 국가예산(2022년도 기준) 대비 63%에 달하는 지방예산과 수만 명의 인력을 움직일 4,125명의 지방권력을 내 손으로 뽑는 만큼 유권자 한 명 한 명의 선택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특히 선거 때마다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서울시장과 경기지사는 웬만한 정부 부처를 능가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서울시장이 주무르는 올해 예산은 44조2,000억여 원. 광역자치단체장 중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유일하게 참석할 수 있고, 공무원 1만1,000여 명의 인사권도 쥐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26개 산하ㆍ출연기관 기관장의 임면권도 그의 몫이다. 서울시장을 ‘소통령’으로 불러도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경기지사도 연간 33조 원의 예산을 운영하며, 1,356만여 명의 인구를 담당하는 최대 광역자치단체를 지휘한다. 17명의 광역자치단체장이 집행하는 예산은 평균 12조 원이나 된다.
광역단체의 그늘에 가려 있지만, 기초단체장의 권한도 만만치 않다. 경기 수원ㆍ용인시 등 일부 대도시 단체장은 100만 명 이상의 인구를 관할한다. 서울 강남구의 올해 예산은 1조2,000억 원. 서울에서 예산이 가장 적다는 종로구도 4,900억여 원에 이른다. 전직 국회의원들이 너도나도 기초단체장 도전에 나서는 것도 여의도 못지않은 막강한 힘에 있다.
이런 ‘알짜’ 기초단체는 지방소득세와 재산세 등 상당한 세수 역시 기대할 수 있다. 올해 기준 전국 226명의 기초단체장이 운용하는 예산은 평균 8,6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방선거의 다른 한 축인 교육감도 주목도는 떨어질지 몰라도 영향력과 권한은 대도시 단체장과 거의 동급이다. 전국 17명의 교육감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교사는 57만 명, 집행 예산은 81조 원에 육박한다. 교육감은 또 교육기관의 감사ㆍ감독ㆍ지정(취소)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교육감 한 명이 사실상 아이들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는 셈이다.
이 모두가 오늘 선거에서 당신이 행사할 한 표에 달려있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