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C타입'만으로 프린터, 청소기까지…'충전 통일 시대' 빨라진다

입력
2022.06.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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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술표준원 'USB-C 표준기술연구회' 열어
"10월까지 KS 제정 및 가이드라인 마련"


멀티탭에 줄줄이 꽂힌 여러 형태의 충전 케이블이 휴대용저장장치(USB) 'C타입'으로 통일될 날이 다가오고 있다. 정부가 최근 몇 년 동안 출시된 안드로이드 휴대폰 충전에 주로 쓰였던 C타입을 국가표준(KS)으로 제정하고, 적용 제품 확산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10월까지 내놓기로 하면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은 3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USB-C 표준기술연구회'를 열고, 기업별 C타입 적용 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엔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코리아, HP코리아 등 주요 전자제품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각 회사별 C타입 표준화 계획을 밝혔다.

기업들이 내놓은 계획을 살펴보면, C타입 단자로 충전이 가능한 제품은 기존 휴대폰이나 태블릿PC, 무선이어폰 같은 소형 가전뿐 아니라 일반 노트북이나 프린터, 청소기 등 중대형 가전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수년 사이 세계 시장에서도 C타입으로의 통합·호환이 확대된 데다, 충전에 필요한 전원 용량 및 데이터 전달 속도 증대 기술도 크게 발달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날 내년부터 시장에 나오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 충전 단자를 아예 C타입으로 통일하고, 국제 표준화 동향에 맞춰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LG전자 역시 프리미엄 노트북, 무선 이어폰, 포터블 스피커의 충전 단자 등엔 C타입을 적용하고 국제 표준화 동향에 따라 일반 노트북과 기타 휴대용 기기로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범용성 탓에 PC에 USB 'A타입' 단자를 사용하는 TG삼보는 앞으로 C타입 적용 범위를 늘리기로 했고, SK매직은 대형 가전 가운데서도 200와트(W) 미만 사양에 대해 C타입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표원은 "전원 공급과 데이터 전송에 다양한 접속 단자와 통신 방식을 활용하고 있어 불필요한 비용과 함께 소비자 불편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해결될 것"이라고 봤다.

앞서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는 USB 기술 표준화 기구인 USB-IF(Implementers Forum)가 만든 USB-C 표준을 IEC 표준으로 확정했다. IEC는 이 표준의 최대 전력 공급량을 기존 100W에서 240W까지 늘리기로 하고 관련 규정을 개정할 방침이다. 국표원 관계자는 "IEC 표준을 바탕으로 마련한 KS 3종을 8월 우선 제정한 뒤 10월까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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