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이 부른 '디지털 대전환'...선택 아닌 필수가 된 클라우드 산업의 미래는

입력
2022.05.31 21:00
31일 '시스코 커넥트 코리아 2022' 개최
국내 클라우드 4개사 수장 참석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대전환'이 빨라지면서 공공·민간 할 것 없이 클라우드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하이브리드 근무의 확산, 사이버 위협의 증가 등 변화하는 환경에 발맞춰 클라우드 업계의 기술 혁신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시스코코리아는 31일 연중 최대 행사인 '시스코 커넥트 코리아 2022'를 온라인을 통해 진행했다. 시스코는 네트워크 기기와 솔루션,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하는 글로벌 종합 정보기술(IT) 기업이다. 국내에는 삼성과 LG, 현대차그룹 등 주요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 대표 클라우드 사업자인 네이버클라우드와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삼성SDS의 수장들이 대거 연사로 참석, 클라우드 시대에 필요한 비즈니스 인사이트와 혁신 기술, 전략 등을 공유했다.



일상의 변화가 부른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

클라우드는 디지털 전환에 필수적인 '뿌리' 역할을 한다. 팬데믹으로 인해 사람들의 일상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 가면서 기업환경도 변화했기 때문이다. 각종 데이터 수집부터 분석, 공급망 관리, 유통, 직원들의 근무까지 전통기업의 모든 업무가 클라우드 기반으로 작동하면서 기업과 클라우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최근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배터리와 인공지능(AI) 컴퓨팅, 로봇인텔리전스 등에서도 클라우드는 필수다.

성장 잠재력도 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클라우드 시장규모는 올해 4,820억 달러(약 593조 원)에서 2025년 8,375억 달러(약 1,032조 원)까지 2배 가까이 급성장할 전망이다. 박원기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쇼핑부터 온라인 수업, 금융, 배달 등 많은 영역에서 디지털 업무 방식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트래픽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클라우드의 역할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주저하던 공공·금융업계도 클라우드 도입 나서

하이브리드 근무와 재택근무의 확산도 클라우드의 성장을 부추기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오는 7월부터 원격근무제를 전면 도입하는 등 어디에서나 효율적인 업무환경을 제공하는 클라우드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박 대표는 "클라우드 기반의 하이브리드 근무로 근무환경의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과 직원들의 만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동안 보안 문제를 이유로 클라우드 도입을 망설이던 공공과 금융 부문의 변화도 감지된다. 행정안전부는 2025년까지 1조6,000억 원을 투입,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의 정보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김동훈 NHN클라우드 대표는 "감염자 수 실시간 확인부터 온라인 수업, 소상공인 재난시스템 등 공공 부문에서도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 및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동식 KT클라우드 대표도 "금융업계는 여전히 자체 서버와 데이터센터를 선호하지만, 핀테크가 성장하면서 콜센터 등 일부 부문을 시작으로 클라우드 적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 위협도 증가... "디지털 레질리언스 역량 키워야"

하지만 클라우드가 그리는 '장밋빛 미래'에도 그림자는 존재한다. 클라우드가 확산되면서 보안상 허점을 노리는 사이버 위협도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가 정부와 기업에 일정한 보안 수준을 제공하긴 하지만, 해커들도 클라우드의 이점을 활용해 공격 기법과 취약점을 서로 공유하는 등 공격 방법이 더 정교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사이버 공격, 해킹그룹 랩서스의 MS와 삼성전자 해킹 사건 등 실제 피해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안정수 시스코 위협 인텔리전스 분석가는 "과거의 해킹이 정보유출을 빌미로 피해자에게 금전을 요구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랜섬웨어를 통한 자료 복구를 이유로 금전을 요구하면서 확보한 기밀은 다크웹에 공개하는 '이중갈취' 형태로 진화했다"며 "향후 국내 기업을 노린 공격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디지털 레질리언스(복원력)' 역량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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