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하던 4월 중국으로부터 인공호흡기 등 의료기기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숙련된 의료 인력이 부족해 수입한 기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30일(현지시간) 중국의 무역 데이터를 분석해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4월에 마스크 수백만 개와 인공호흡기 1,000개를 수입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매체는 “북한은 1월부터 4월까지 마스크 수입량을 늘려왔고 2월에는 30만 달러 규모의 종류가 확인되지 않은 백신을 수입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북한의 의학 수준으로 코로나19 치료가 가능한지는 의문이다. 피터 콜리넌 호주 캔버라병원 감염병 전문가(박사)는 “산소호흡기를 달고 집중치료를 받는 경우 이를 돌볼 숙련 인력이 필요하다”며 “(북한이) 호흡기를 더 산다고 해도 어떻게 다룰지 모르기 때문에 쓸모가 없다”고 진단했다. 의료인력의 경우 전문성이 필수적인데, 이런 숙련된 의료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실제 북한이 수입한 인공호흡기가 환자의 안면에 마스크를 사용해 공기를 순환시키는 비침습적 호흡기로 알려졌다. 콜리넌 박사는 이에 대해 “북한이 환자의 기도 안에 관을 삽입하는 침습형 호흡기를 다룰 수 있는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수입한 인공호흡기 수도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30일 기준 북한의 코로나19 확진자가 350만 명을 넘어 선 점을 감안하면 1,000개 수준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상황이 심각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산제이 세나나야케 호주국립대 감염병 교수는 NK뉴스에 “(북한인들은) 영양 부족으로 코로나19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짚었다. 콜리넌 박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경우 100명당 최소 1,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사망할 때마다 최소 2명은 중환자실에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