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주변 감시 특별감찰관, 임명 안 할 이유 없다

입력
2022.05.3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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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관계자는 30일 “민정수석실 폐지 등 여건 변화로 특별감찰관제를 포함해 권력형 비리를 발본색원할 다른 시스템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사정 컨트롤타워인 민정수석실 폐지 이후 사정ㆍ감찰 제도의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친인척 비리 감시 기구인 특별감찰관실도 가동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 친인척 비리는 검찰과 경찰이 시스템에 따라 수사하면 된다는 설명인데 과연 검경 선에서 친인척 비리가 관리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별감찰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 친인척과 수석비서관급 이상 공직자를 감시할 독립 기구로 신설됐다. 하지만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기세에 눌려 친인척 감시 기능이 유명무실해졌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신설하면서 기능이 중복된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면서 5년 동안 감찰관을 임명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대선 당시 특별감찰관을 부활하는 방향으로 검토했지만 공약에 포함시키지는 않았다.

대통령실은 상황 변화에 따라 더 이상 특별감찰관을 둘 이유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과거에는 막강한 파워를 가진 민정수석 때문에 특별감찰관이 필요했지만 민정수석을 폐지한 이상 특별감찰관도 무용지물이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정수석실의 사정ㆍ감찰 기능과 친인척 감시 기능은 엄연히 다른 영역이다. 민정수석을 폐지한다고 친인척을 감시하는 특별감찰관을 없앨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간섭하는 민정수석이 없으면 도리어 특별감찰관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다.

대통령 친인척 비리는 아무리 감시를 강화해도 과하지 않다. 더구나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아내와 장모 등의 비리 의혹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측근 비선실세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실패한 박근혜 정부와 특별감찰관 회피로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했던 문재인 정부의 전철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공수처에도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 비위 감시 기능이 있지만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면 더욱 촘촘하게 감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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