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엔 안 그랬는데…" 바람은커녕 계양을에 발 묶인 민주당

입력
2022.05.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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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1 지방선거가 임박할수록 더불어민주당이 ‘울상’을 짓고 있다. 열세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는커녕 이재명 후보의 등판으로 ‘따 놓은 당상’으로 여겼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승리까지 잃을 위기를 맞은 것이다.

민주당의 요즘 분위기는 4년 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마저 느껴진다. 2018년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한반도 평화 무드를 배경 삼아 ‘웃으며’ 6ㆍ13 지방선거를 치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바람의 구심점이 되겠다”던 이 후보는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라는 직함이 무색하게 계양에만 발이 꽁꽁 묶인 형국이다.


선거 D-2, 인천에 '총집결'한 민주당 지도부

이재명 위원장은 선거를 이틀 앞둔 30일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윤호중ㆍ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지지층 총결집을 촉구하는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에 대한 실망도 잘 알고 있지만,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이 만족하실 때까지 혁신하겠다”며 “더 나은 삶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민주당에 균형을 통한 국정 안정의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선거 지휘부 격인 ‘톱3’가 모인 장소는 인천 계양구의 이 위원장 캠프 사무실. 강원ㆍ부산에서 각각 유세 지원 일정이 잡혔던 윤호중ㆍ박지현 위원장이 일부러 이곳에 들른 것이다. 이 위원장은 “총괄선대위원장이 1인 2역을 하다 보니 (계양 기자회견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승리 장담 못해"... 계양에 묶인 '넘버1'

그의 말처럼 인천에서의 만남은 불가피했다. 이 위원장에게 지역구를 비울 만한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계양이 민주당의 우호지역이었던 데다, 이 위원장이 여당 대선후보를 지낸 만큼 처음에는 상대(윤형선 국민의힘 후보)를 너끈히 이길 것으로 자신했다. 하지만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직전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는 ‘초접전’을 벌여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국민의힘이 계양을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 위원장이 쉽사리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이유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계양에는 이 위원장 개인의 정치 생명만이 아니라,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를 후보로 세운 민주당의 운명까지 걸려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하루를 꽉 채워 계양에서 보냈다. 앞서 8일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던 출마선언과 동떨어진 행보였다.


4년 전 추미애는 산토끼 잡으러

4년 전 민주당의 처지는 정반대였다. 6ㆍ13 지방선거를 이끌던 추미애 당 대표 겸 상임선대위원장은 선거 막판 격전지와 험지를 두루 누볐다. 선거 하루 전인 12일에는 경부선(부산→울산→대구→대전→서울)을 따라 광폭 행보를 했고, 그 전날에는 민주당 취약지역인 경남과 서울 강남을 찾았다.

이 위원장의 빈자리는 윤호중ㆍ박지현 위원장이 채우고 있다. 윤 위원장은 이날 강원지역을 방문해 전날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이광재 강원지사 후보의 공”이라고 치켜세웠다. 박 위원장은 부산에서 지원 유세를 했다.

신은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