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대규모 반도체 투자 발표에 인재 양성 지원 등으로 화답한 정부

입력
2022.05.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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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SK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수백조원 투자
정부도 산학연 강화해 반도체 인재 양성 나서
"약점 보이는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확보"

정부가 5년간 4,000여 명 수준의 시스템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 핵심 인재를 양성한다. 반도체 분야에만 천문학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방침에 화답한 모양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30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에서 산업계 대표, 과학기술원 총장 등과 간담회를 하고 이런 내용의 반도체 인력 육성 계획을 밝혔다.

필요 인력은 1,500명인데, 졸업생은 650명...반복되는 인재난 해소 나서

이번 간담회는 정부와 산업계, 과학기술원(과기원)이 선도적인 산학 협력을 통해 양적·질적으로 부족한 반도체 핵심 인력양성에 적극 나서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반도체 기업에서 매년 필요한 신규 인력은 1,500명가량인 반면 국내 대학의 반도체 관련 학과 졸업생은 연 650명 수준이다. 이에 기업들이 직접 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대학과 연계해 반도체 계약학과를 설립하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이 국가 안보 차원으로 부각되면서 국내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한 모습이다. 삼성은 지난 24일 5년간 450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와 바이오, 신성장 정보기술(IT) 부문 등에 대한 집중 육성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SK도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핵심 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2026년까지 247조 원 상당의 대규모 투자 방침을 공개했다.

국가 안보 차원서 반도체 주목...정부도 인재 양성 지원

양사의 이런 분주한 움직임에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도 정부 차원의 본격적인 지원에 착수했다. 과기정통부는 반도체 설계 인력양성을 위해 시스템 반도체 설계 실무인력(학사급) 양성사업과 인공지능(AI) 반도체 고급인재 양성(석·박사급) 사업의 내년도 예산확보를 통해 신규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5년간 3,140명의 실무 인재를 양성할 예정이다.

산업계에선 카이스트뿐 아니라 광주과기원(GIST), 대구경북과기원(DGIST), 울산과기원(UNIST)도 반도체 계약학과를 도입, 2023년부터 연 200명 이상의 맞춤형 인재 육성에 돌입할 방침이다. 석·박사급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현재 카이스트, UNIST에서 운영 중인 산학협력 대학원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GIST, DGIST도 반도체대학원 설치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연간 220명 수준의 석·박사 인력배출을 향후 5년 내 500명 이상으로 확대한다.

이 장관은 "초격차 반도체 기술 경쟁력 확보의 관건은 기초가 튼튼하고, 창의성 높은 양질의 인재를 충분히 양성하여, 연구와 산업 부문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핵심인력의 확보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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