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합동훈련 당시 '中 주력 전투기 J-16' 처음 참가

입력
2022.05.3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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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기 위주 훈련에 젠-16 처음 참가
"인·태 지역 훈련 실전성 강화 조치"
내달 초 중국 세 번째 항공모함도 진수될 듯

지난주 중국과 러시아가 동해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상공에서 벌인 공군 합동훈련에 중국 주력 전투기인 젠(J)-16이 참가했다고 중국 관영 언론이 보도했다. 통상 중국 측에선 폭격기만 참가해 온 중·러 공군 합동훈련에 J-16 전투기가 투입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인·태 지역에서의 제공권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는 “24일 실시된 중국과 러시아 공군의 합동훈련에 러시아 측에선 투폴레프(TU)-95MS 폭격기와 수호이(Su)-30 전투기가, 중국 측에서는 훙(H)-6K 폭격기와 J-16 전투기가 각각 참가했다”고 30일 보도했다. 전날 중국 중앙(CC)TV에 공개된 당시 훈련 모습을 담은 영상에 J-16 전투기가 포함된 점을 주목하며 "중국이 중·러 공군 합동훈련에 J-16 전투기를 출격시킨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 도쿄에서 쿼드(Quad) 정상회의에 참가했던 24일 동해와, 동중국해, 서태평양 상공에서 합동훈련을 벌였다. 당시 한국과 일본 군 당국도 중·러 군용기가 동해 상공 등에서 훈련을 벌였다고 발표했지만, J-16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에 대해 글로벌타임스는 "중러 전투기가 일본 측이 식별할 수 있는 구역에 진입하지 않았거나, 애당초 일본이 전투기를 포착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J-16은 러시아의 Su-30 전투기를 도입해 개발한 4.5세대 전투기다. 미국의 F-15E와 기본 성능이 비슷하며 공대공 미사일, 위성 유도 폭탄, 대함 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다. 대만에 대한 대규모 무력 시위에 나설 때마다 등장하는 중국의 주력 전투기다.

그간 폭격기 위주로 실시돼 온 중·러 공군 합동훈련에 중국이 주력 전투기까지 투입한 것은 인·태 지역 내 미국과의 군사 패권 다툼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익명의 군사 전문가는 "폭격기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선 폭격기를 호위할 전투기와 장거리 비행을 받쳐줄 공중급유기가 필수적"이라며 "중국의 주력 전투기가 합류한 것은 그만큼 실전 대비 태세를 강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중국 군 당국이 내달 세 번째 항공모함(003형)을 진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군비 강화로 인한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이날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은 인민해방군 해군 창설 73주년(4월 23일)에 맞춰 공개하기로 했다가 ‘상하이 봉쇄’에 따른 부품 수급 차질로 미뤘던 003형을 내달 3일쯤 진수한다. 랴오닝함(001형)과 산둥함(002형)에 이어 새로 공개될 항공모함은 장쑤함으로 명명될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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