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어마한 부와 명예도, 모든 면에서 완벽한 연인도 없었지만 '나의 해방일지'의 주인공들은 조금씩 더 행복해졌다. 특별할 것 없는 삼 남매의 평범한 삶을 담아냈기에 시청자들로부터 더 큰 공감을 유발할 수 있었다.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는 29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 작품은 촌스러운 삼 남매의 행복소생기를 그렸다. 깊은 고독을 품은 채 살아가던 염창희(이민기) 염미정(김지원) 염기정(이엘)은 스스로를 조금 더 사랑하게 됐다.
염창희는 어른이 된 듯한 자신이 멋있게 느껴진다고 했다. 장례지도사가 되기 위한 공부도 시작했다. 염기정은 조태훈(이기우)에게 "존경한다. 연민도 하고 사랑도 한다"고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두 사람은 속마음을 털어놓은 뒤 서로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구자경(손석구)을 만난 염미정은 일기장을 보고 과거의 자신이 뜨거운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염미정은 구자경에게 "당신 왜 이렇게 예쁘냐"고 했다. 그러면서 "아침마다 찾아오는 사람한테 그렇게 웃어. 그렇게 환대해"라고 말했다. 구자경은 염미정의 이름을 크게 부르더니 그에게로 뛰어갔다. 이는 염미정이 좋아하는 행동이었다.
박상민(박수영)이 염미정 조태훈 소향기(이지혜)에게 "우리 다시 합시다. 해방클럽. 될 때까지"라고 말하자 세 사람은 흔쾌히 제안을 수락했다. 이후 염미정이 구자경과 만나는 순간 두 사람의 내레이션이 흘러나왔다. 염미정은 "해방일지에 그런 말이 있더라. 염미정의 인생은 구씨를 만나기 전과 만난 후로 나뉠 것 같다는"이라고 했고 구자경은 "미투"라고 답했다. 염미정은 "마음에 사랑밖에 없다"는 말과 함께 밝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의 해방일지'는 영화 '조선명탐정' 시리즈, 드라마 '눈이 부시게' '로스쿨' 등으로 사랑받은 김석윤 감독이 연출을, '나의 아저씨' '또 오해영'으로 화제를 모았던 박해영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앞서 두 사람은 '올드미스 다이어리'와 '청담동 살아요'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많은 이들의 인생작을 탄생시켰던 이들은 다시금 의기투합해 청춘의 고독과 성장통을 고스란히 담아낸 드라마를 선보였다.
'나의 해방일지'는 공감을 자극하는 대사들로 크게 주목받았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됐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지쳤어요. 모든 관계가 노동이에요. 눈 뜨고 있는 모든 시간이 노동이에요" "내가 좋아하는 것 같은 사람들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다 불편한 구석이 있어요.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등의 말들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이민기 김지원 손석구 이엘 등의 배우들은 청춘의 아픔이 녹아든 대사들을 안정적인 연기력을 바탕으로 소화해냈다. 이민기 김지원 이엘은 섬세한 표현력으로 고독으로부터 비롯된 다양한 감정을 그려냈다. 손석구는 구자경이 염미정에게 갖고 있는 애틋함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것은 물론 화려한 액션 연기까지 선보였다.
'나의 해방일지'의 인물들은 자신의 감정을 오롯이 받아들였고 스스로를 사랑하게 됐다. 이들의 성장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인생의 추운 계절을 지날 때마다 작은 위로와 응원을 주는 드라마로 남길 바란다"는 제작진의 소원은 이뤄질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