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그룹 용퇴론' 등을 두고 갈라진 더불어민주당의 두 비상대책위원장 간 신경전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앞서 박 위원장은 27일 페이스북에 윤 위원장과 충분한 협의 없이 대국민 사과 회견을 한 데 대해 사과하는 글을 올렸으나, 그로부터 5시간 반만에 "윤 위원장과 협의를 진행했으나 거부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적었다. 이에 민주당 관계자들은 박 위원장이 윤 위원장에게 혁신위원장 자리를 제안하고 세대교체를 약속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응수하는 등 투톱 간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박 위원장은 28일 오후 서울 신촌에서 진행된 현장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오후 3시까지 (윤 위원장에게) 회동하자고 말했고, 이에 대한 회신을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저는 만날 의향이 있고 일단 제안했기에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이 윤 위원장에게 당 혁신위원장 자리를 제안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자리를) 달라고 말씀드린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박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을 하고 있어도 혁신이 어려운데, 혁신위원장 자리를 만든다 해도 더 잘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만들어져있기 때문에 (혁신위원장을) 해달라 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윤 위원장은 이날 충청권 현장 유세 중 전날 갈등을 빚은 박 위원장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언급을 피했다. 윤 위원장은 '박지현 위원장이 혁신위원장 자리를 요구했냐'는 질문에 "그 이야기는 안 하면 안 될까요"라고 했다. '오늘 두 사람이 만나서 (갈등을) 해결하냐'는 질문에도 "답을 안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당은 지난 대선 결과에 반성과 쇄신을 해왔고, 이번 지방선거에 4년 전보다 1.5배 늘어난 숫자인 여성 후보 33%와 청년 후보 19%를 공천했다"며 "그만큼 우리 당은 여성과 청년에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우리 당을 혁신적이고 '젊은 당'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구성원이 힘을 합쳐 나갈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박 위원장과도 이견이 없고, 선거가 끝나면 적절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성·청년 공천 확대 등을 위해 충분히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박 위원장의 고강도 쇄신 주문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