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 매출 급증·공연 매진...'보복 소비' 터졌지만, 고물가엔 '복병'

입력
2022.05.27 17:00
거리두기 해제 전후, 주점 법카 70% 증가
여행자 보험·색조 화장품 판매도 급증
소비 확대 틈탄 가격 인상, 물가 불안 요인

코로나19 기세가 꺾이면서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미뤄왔던 여행, 회식, 공연 관람 등 '보복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 2년 넘게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한 관련 업계에는 희소식이지만, 급격한 소비 증가가 치솟는 물가를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27일 BC카드가 분석한 '거리두기 단계별 식당·주점업 매출'에 따르면 사적모임 인원·영업시간 제한이 전면 해제된 지난달 18일부터 30일까지 주점에서 긁은 법인카드 승인액은 6인 제한이 있던 3월 1~20일과 비교해 70%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로 회식, 대면 영업 활동이 활발해지면서다. 같은 기간 개인카드 주점 승인액도 41% 증가했다.

오미크론이 확산했던 지난 1분기부터 소비는 되살아날 조짐을 보였다. 1분기 전체 카드 승인액만 해도 전년 대비 11.2% 늘어난 249조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2분기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끝나면서 식당·주점 등을 포함한 전 분야에서 보복 소비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실제 해외 여행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해외 여행자보험 가입 건수는 지난 3~4월 5대 손해보험사 기준 3만6,617건으로 전년(9,461건)보다 3.8배 증가했다. 또 CJ올리브영이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집계한 색조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56% 뛰었다. 외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아울러 이달 말과 7월 예정인 서울재즈페스티벌, 송크란 뮤직 페스티벌 등 공연 티켓은 판매 개시 1분 만에 매진됐다. 2년 만에 재개된 대형 공연에 갈증을 풀려는 '관람족'이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 증가가 5%대에 육박하는 물가를 더 불안하게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통상 소비 확대는 경기를 되살리는 긍정적인 효과를 내지만, 물가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소비 증가를 틈타 가격을 높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기존 3.1%에서 4.5%로 높인 한국은행은 "(공급 측면인) 국제 유가·국제 식량 가격 상승은 물가를 올리는 요인이었다"면서 "거리두기 해제로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방 압력이 생각보다 강하게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경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