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코리안과 한국·중국에 대한 증오 발언을 해 온 극우 단체가 도쿄 한복판에서 ‘평화의 소녀상’처럼 옷을 입힌 인형을 전시하고 모욕적인 퍼포먼스를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고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부’라는 자신들의 억지 주장을 퍼뜨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6일 트위터에선 지난 21일 일본제일당 부당수인 호리키리 사사미가 올렸던 ‘2022 도쿄 트리카에나할레’ 개최 사진이 확산됐다. 일본제일당은 극우 단체 ‘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 일명 ‘재특회’를 만들었던 사쿠라이 마코토가 당수인 정당이다. 정당이라곤 하지만 대부분의 활동은 거리에서 재일코리안이나 한국·중국에 대한 증오 발언을 하는 것이다.
트위터 사진이나 사쿠라이가 직접 올린 유튜브 영상을 보면 이들은 21~22일 도쿄의 ‘구니다치시민예술소홀’에서 ‘2022 도쿄 트리카에나할레’라는 행사를 열었다. 이곳에는 흑백의 한복을 입히고 의자에 앉혀 평화의 소녀상처럼 꾸민 등신대 인형이 다수 전시돼 있다. 이곳을 방문한 사쿠라이는 신문을 붙인 자전거 펌프 등을 이용해 인형에 바람을 불어넣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이는 아사히신문 등 언론에 의해 사실이 왜곡됐다는 의미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제일당은 3년 전 아이치현 나고야에서 개최된 ‘아이치 트리엔날레’ 당시 주최측을 협박해 평화의 소녀상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사진 등을 전시한 ‘표현의 부자유전’을 중단시킨 적 있고, 올해도 같은 전시회가 열리는 곳마다 항의와 반대 선전을 벌이며 전시를 방해해 왔다.
많은 넷우익이 이번 전시회의 트윗이나 영상에 공감을 표시했지만 평범한 네티즌들은 대부분 “역겹다” “끔찍하다”는 반응이었다. 한 일본인 네티즌은 “아직도 살아 있는 피해자가 있는데 너무 끔찍하다”며 “위안부가 강제로 성노예가 된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이런 행위의 핑계가 되지는 못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