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가 풀린 상태임을 스스로 감지하고 내·외부 변형을 일으킨 원인을 스스로 찾을수 있는 '똑똑한 금속 부품'이 국내 연구진의 노력으로 개발됐다. 금속 부품에 센서를 삽입하고, 그 센서가 금속 부품의 상태를 알려주는 혁신 기술이다.
26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기계공학과 정임두 교수 연구팀이 3차원(3D) 프린팅 적층 제조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인지(認知) 가능한 스테인리스 금속 부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스테인리스 금속 부품 제조 과정에 변형 센서를 심어 물리적인 상태를 반영하는 데이터를 얻은 뒤,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금속 부품 스스로 상태를 감지하는 원리를 개발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주변 나사의 풀림 정도와 풀린 나사의 위치를 90% 정확도로 찾아내는 것은 물론이고, 금속이 스스로 손·망치·스패너 등 어떤 물체가 자신을 때렸는지까지 구분할 수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섭씨 1,000도 이상의 고온 공정인 금속 성형 과정에서 내부에 센서를 삽입하는 것이다.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지만 연구팀은 독자적으로 보유한 금속 성형 센서 삽입 기술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센서 삽입으로 인해 금속 부품의 기계적인 특성이 저하되지 않도록 삽입 위치를 설계하고, 삽입한 다음에는 기계 분석과 미세조직 분석을 통해 안전성을 검증했다. 이렇게 센서를 삽입하게 되면, 외부 카메라로 금속을 관찰하거나 금속 표면에 센서를 붙이는 것에 비해 훨씬 정밀하게 금속의 상태를 감지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생각하는 금속'의 용도는 매우 다양하다. 정 교수는 “철강이나 알루미늄, 티타늄 합금 등 제조업에 쓰이는 일반적인 다양한 기계 부품에 응용이 가능하다”며 “자동차, 항공우주, 원자력·의료기기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내 전반적인 산업현장의 안전과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 조지아공대, 싱가포르 난양공대, 한국재료연구원, 포스텍, 경상국립대가 함께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버츄얼 앤 피지컬 프로토타이핑’에 5일자로 게재됐다. 이번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이 추진하는 개인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