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치매' 막말 논란 김승희 복지부 장관 후보자, 이번에도 가시밭길

입력
2022.05.26 17:30
의원 시절 "문재인 치매" 발언 ... 민주당 반발

26일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20대 국회의원 출신의 김승희(68)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명됐다. 하지만 국회의원 시절 "문재인 치매" 같은 막말 논란으로 야당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김승희 후보자는 경기여고, 서울대 약학과를 거쳐 미국 노터데임대에서 화학(생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보건사회부에 보건연구관이 된 뒤 2008년 첫 여성식약청국장 등을 거쳐 2015년 식약처장 자리에 오른 식품약리 분야 전문가다. 이후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하면서 보건복지위, 코로나19특별대책위 등에서 활동했다.

김 후보자 지명 이유도 이 같은 전문성을 감안했다는 것이다. 여기엔 정호영 전 후보자가 낙마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이 높은 정치인을, 그것도 여성 정치인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장관에 임명되면 취약계층을 촘촘하고 두텁게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노후소득보장체계를 만드는 동시에, 보건의료 분야의 현장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방역·의료대응 체계를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김 후보자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이던 2019년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건망증을 보건복지부 장관이 챙겨야 한다"며 "건망증이 치매의 초기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보건복지위원들은 입장문을 내고 "막말 정치인을 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인사철학이냐"며 "정치불신과 혐오를 야기해 사회적 비난을 자초한 김 후보자의 내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의료계 안팎에서도 김 후보자에 대해선 아쉽다는 반응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여당 쪽에 보건의료전문가가 부족한 데다 인사검증을 우려해 장관 후보를 고사한 사람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진영을 넘어서 인사 발탁의 폭을 넓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한편 차관급인 식약처장에는 오유경(57) 서울대 약학대학 학장이 임명됐다. 이로써 김 후보자가 임명되면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식약처 라인은 모두 서울대 출신 여성이 수장을 맡게 된다.


김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