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일본 외교관 초치에 해·공군 훈련도 공개...바이든 순방에 신경질적 반응

입력
2022.05.25 17:10
주중 일본대사관 관계자에게 항의
日 인근 해상 훈련과 중·러 공군 비행도 공개


중국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22~24일) 중 열린 미일 정상회담과 쿼드(Quad) 정상회의에서 중국 견제 성격의 합의들이 쏟아진 것과 관련, 주중 일본대사관 관계자를 초치해 항의했다.

25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류징송 중국 외교부 아주사(亞州司) 사장(국장)은 전날 저녁 시미즈 후미오 주중 일본대사관 수석 공사를 초치해 일본 측이 미일 정상회담과 쿼드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관련해 부정적이고 잘못된 언행을 한 것에 강한 불만과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 '잘못된 언행'의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쿼드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동·남중국해에서의 항행 및 비행의 자유'와 '인권' 문제가 거론된 데 대한 불만을 표출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일본대사관 고위 관계자를 소환한 것은 지난해 12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군사적 개입을 시사한 발언에 대한 초치 이후 5개월 만이다. 자국에 주재하는 대사관 관계자를 공식·비공식적으로 불러들여 특정 외교 사안에 항의하는 행위는 정상적 외교 범주에 속하나, 중국 외교부가 이를 즉각적으로 공개한 것은 쿼드 정상회의에 대한 경계감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중국은 군사적으로도 신경질적 반응을 숨기지 않았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은 지난 23일 일본의 북서쪽과 남서쪽 두 방향에서 군사훈련을 벌였다. 이번 훈련에 참가한 중국 군함들은 한국과 일본 사이 대한해협과 일본 오키나와 본섬과 미야코섬 사이의 미야코 해협에서 기동했다.

중국은 또한 지난 24일 러시아와 동해·동중국해 상공에서 연합훈련을 벌인 사실도 언론 등을 통해 공개했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양국 공군이 일본해(동해)와 동해(동중국해), 서태평양 해역 상공에서 정례적인 연합 공중 전략 순항을 조직해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중·러 전투기 6대는 이날 독도 근방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ㆍ카디즈)을 침범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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