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4명이 출마한 대구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가 타 후보로부터 '저녁형 인간'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홍 후보가 오후에만 공식 일정을 소화하기 때문으로,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거리를 누비는 더불어민주당 서재헌, 정의당 한민정, 기본소득당 신원호 후보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는 모양새다.
25일 홍 후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된 일정 중 가장 이른 시간은 오후 2시다. 그것도 유세 첫날인 19일 대구 수성구 신매동 신매시장 유세 등 총 3일에 불과하다. 지난 22일 오후 3시에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방문을 제외하면 27일까지 모두 오후 4시에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지난 20일 수성구 두산동 수성못을 시작으로 30일 중구 달성동 달성공원까지 대구 지역 8개 구·군을 순회하는 홍 후보의 '정치버스킹'도 시작시간은 모두 오후 7시다.
경쟁 후보들은 이에대해 논평과 성명으로 홍 후보를 협공하고 있다. 서 후보 측은 당초 '오전 4시에 시작하는 후보 vs 오후 4시에 시작하는 후보'라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오전 7시에 인사 vs 오후 7시에 버스킹'이라는 문구로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서 후보 측은 "홍 후보가 선거에 나왔지만 스타성만 믿고 보이지도 않는다"며 "대구시민을 무시하는 선거전략을 즉각 수정하라"고 지적했다.
한 후보도 '대구시민 무시하는 홍준표 후보는 대구시장 자격없어'라는 성명을 냈다. 그는 "본선기간 홍 후보는 어디에 있느냐"라며 "서울 송파에 집을 둔 홍 후보는 대구시민을 무시하나"라고 꼬집었다.
신 후보도 홍 후보의 행보를 지적했다. 신 후보 측은 "홍 후보의 목적은 오로지 대구시장 당선일 뿐 민심은 뒷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홍 후보 측은 오전에도 각 단체와 간담회 등 평균 3개 가량 일정이 있다는 입장이다. 오전에는 각 단체와 지인 방문, 오후는 현장 방문, 저녁에는 버스킹 등 동선도 효율적으로 정리해 체계적인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 후보 측 관계자는 "30년 가까이 길거리에서 마이크를 잡고 고함만 치는 구태유세에서 탈피해 유권자 한 명이라도 제대로 소통하자는 의미"라며 "방문이 이어지고 있는 여러 단체의 입장을 고려해 오전은 비공개로 진행하지만 하루 일정은 빼곡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