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5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정치인의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당내 주류세력인 86 용퇴를 언급한 데 이어 연일 당 쇄신을 외치고 있다. 성희롱 논란이 불거진 최강욱 의원을 감싸며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일부 강성 지지층을 향해선 정면돌파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이 대선에서 졌는데도 내로남불이 여전하고 성폭력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며 "당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팬덤 정치도 심각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대선 전부터 문제가 됐던 조국 사태부터 최근 박완주 성폭력 의혹,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논란을 총체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586의 사명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이 땅에 정착시키는 것"이라며 "이 역할은 거의 완수했다.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2022년 대한민국 정치는 586 정치인들이 상상도 하지 못할 격차와 차별, 불평등을 극복하는 게 목적"이라며 "586의 역할은 2030 청년에 이 이슈를 해결하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민주당 일부 강성 지지층 지지를 받는 최강욱 의원을 겨냥한 발언도 했다. 박 위원장은 "우리당의 팬덤 정치와 결별하고 대중정치를 회복해야 한다"며 "자신과 다른 견해를 인정하지 않는 잘못한 팬덤 정치 때문에 불과 5년 만에 정권을 넘겨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개혁 강행만이 살길이다. 그러니 최강욱 의원을 봐주자는 식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며 "비상대책위원장의 비상징계 권한을 발동해 최 의원의 징계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했다.
당 일각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선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선거를 앞두고 몇 명이 논의해서 내놓을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신중론을 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서 "선거를 앞두고 불리하니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국민들께 얼마나 호소력이 있을지 돌아봐야 한다"고 박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