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친 ‘구원왕’ 하재훈 "세이브 1위는 지난 일… 앞으로 칠 홈런ㆍ안타가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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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5 07:30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해 ‘세이브 왕’까지 올랐다가 올 시즌 다시 타자로 전향한 하재훈(32ㆍSSG)이 데뷔 첫 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SSG는 2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롯데와 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SSG는 2-2로 맞선 9회말 1사 만루에서 최지훈이 바뀐 투수 김유영의 초구에 오른팔 보호대를 맞아 결승점을 뽑았다. 통산 22번째 끝내기 밀어내기 사구. 이로써 SSG는 올 시즌 가장 빠른 45경기 만에 30승(2무13패) 고지를 밟았다.

하지만 이날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타자 하재훈’의 KBO리그 데뷔 첫 홈런이었다. 하재훈은 이날 7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 3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롯데 선발 찰리 반즈를 상대로 선취 솔로홈런을 쳤다. 2019년 SSG의 전신 SK 와이번스에 입단(2차 전체 16순위)한 하재훈의 데뷔 첫 홈런이었다.

하재훈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KBO에서 투수로 시작했기에 타자로 홈런을 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적지 않은 타자 훈련을 했다. 그래서 더 값진 홈런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롯데 에이스 반즈를 상대로 쳐낸 것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하재훈은 “높은 코스를 노리면 하나는 들어올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딱 맞게 걸렸다”면서 “3년 동안 타격을 안 해서 맞는 순간 홈런인지 아닌지 확신하진 못했다”라며 웃었다. 데뷔 첫 홈런이지만 하재훈은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쳐야 할 안타와 홈런이 더 중요하다. 오늘 홈런은 그냥 기분 좋은 것일 뿐이다. 앞으로 더 긴장감 놓지 않고 꾸준히 야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7회초 수비에서는 능숙한 펜스 플레이와 좋은 어깨를 뽐내며 팀을 추가 실점 위기에서 구했다. 롯데가 1-2로 뒤진 7회초 1사 2루에서 김민수가 왼쪽 담장을 직격하는 안타를 쳤는데, 하재훈이 담장을 맞고 나온 타구를 곧바로 2루에 뿌려 김민수를 잡아냈다. 하재훈의 이 수비로 SSG는 추가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재훈은 “펜스 플레이를 하고 2루 쪽으로 공을 던졌다. 막상 상황이 오니까 감이 오더라. 수비를 더 할수록 감각들이 살아나 더 잘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재훈은 2009년부터 미국 마이너리그와 일본 리그를 거치면서 타자로 활약했다. 하지만 2016년 일본 독립리그에선 타자와 투수를 오갔고 2019년 KBO리그에 합류하면서 투수로 전향했다. 그리고 그 해 36세이브를 올리며 이 부문 리그 1위를 기록하며 ‘마무리 하재훈’으로 팬들의 뇌리에 남았다. 하지만 어깨 부상 이후 구속과 제구가 동시에 흔들렸고, 올 시즌 다시 타자로 전향했다. 하재훈은 “세이브왕은 지나간 일이다. 앞으로는 홈런왕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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