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4일 5선의 김진표 의원을 제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민주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로는 4선의 김영주 의원이 뽑혔다. 김진표 의원은 선출 일성으로 "꼭 필요한 개혁은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서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개혁안을 통과시키겠다"고 협치를 강조했다.
이날 화상 의원총회로 열린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는 김 의원 외에 이상민·조정식(이상 5선) 의원과 우상호(4선) 의원이 출마했다. 김 의원은 총 166표 중 과반인 89표를 얻어 우 의원(57표)을 앞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제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당시 박병석 의원(현 국회의장)에게 양보한 바 있다.
국회의장은 원내 1당에서 배출하는 것이 관례다. 원내 1당이 의장 및 부의장 후보를 추천하면 국회 본회의에서 의원들의 표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현재 원내 1당인 민주당이 과반 의석(167석)을 점한 만큼 김진표 의원과 김영주 의원은 무난하게 국회의장과 국회부의장으로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표 의원은 경제 관료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위원장을 지냈다. 이에 당내 '친노무현·친문재인계' 인사로 꼽힌다. 18대 국회에서 민주당 최고위원과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특히 민주당 원내대표 시절 '동물국회'를 막기 위한 국회선진화법 처리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 온건·중도 성향의 정치인으로 개혁성향 의원들에게는 '보수적', '반개혁적'이라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지난해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을 '공시가격 9억 원'에서 '공시지가 상위 2%'로 상향하는 방안 마련을 주도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에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21대 후반기 국회의장으로서 김 의원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전반기와 달리 국회가 '여소야대' 구도로 운영되는 만큼 중재자로서 국회의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탓이다. 당장 국회 후반기 법제사법위원장 직을 포함한 원 구성 협상은 첫 시험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 새 정부 첫 예산 등의 현안에서 여야 간 이견을 조율해야 한다.
김 의원은 이날 선출 직후 취재진을 만나 "제 몸에는 민주당의 피가 흐른다"면서도 "국회의장으로 선출되면 당적을 버려야 하고 국회를 대표하는 장으로서 역할이 필요하다. 그것을 잘하는 것이야말로 민주당을 돕는 길"이라고 했다. 또 "국회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고 사랑받으려면 여야가 잘 협치해 민생국회 정책이나 개혁과제를 합의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주 의원은 노동전문가로 문재인 정부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냈다. 농구선수로 활동하다가 노동운동에 투신해 정계에 입문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국회부의장으로 선출되면 여성 최초였던 김상희 현 부의장에 이어 21대 국회에서 2회 연속 여성 부의장이 배출되는 셈이다.
김 의원은 "앞으로 국회의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바꾸고,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들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여야 간 소통의 메신저가 돼 대화와 협치의 의회정치 복원에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