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과 노무현의 '동행'

입력
2022.05.25 18:00
사진으로 남은 '영원한 동지' 노무현·문재인의 발자취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 뵙겠다”던 5년 전 약속을 지킨 셈이다.

문재인과 노무현은 40여 년 전 인권변호사로 만나 민주화 투쟁과 정치권 진출, 대통령 당선에 이르기까지 같은 길을 걸었다. 노무현이 떠난 지 13년이 지났지만, 빛바랜 사진 속에서 두 사람은 여전히 민주화운동의 동지이자 정치적 동반자이며, 조력자이자 푸근한 친구로 남아 있다.

부산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두 사람의 만남은 운명적이었다. 당시 경제 관련 사건을 전문으로 하던 노 전 대통령은 1981년 부림 사건을 맡으면서 본격적인 인권변호사의 길로 들어섰다. 이 무렵 지인의 소개로 문 전 대통령이 사무실에 찾아왔고 2시간의 독대 끝에 곧바로 합동법률사무소를 냈다. 동행을 시작하는 데는 중고시장에서 구입한 책상 하나 보태는 것으로 충분했다. 문 전 대통령은 그날의 만남이 “내 평생의 운명으로 이어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회고하곤 했다.




민주화 및 노동·인권 투쟁에 함께하던 두 사람은 1988년 노 전 대통령이 13대 총선에 출마, 정치에 입문하면서 잠시 다른 길을 걸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문 전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두 사람의 동행은 다시 이어졌다.

정치인 노무현과 늘 함께하면서도 정치와는 거리를 두었던 문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비로소 정치에 뛰어들었다. 2011년 펴낸 ‘문재인의 운명’에서 그는 친구이자 동지였던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언급하며 정치 참여의 이유를 밝혔다.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

“우리는 살아남은 자들의 책무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던 문 전 대통령은 2012년 부산 사상구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됐고, 2017년엔 대통령이 됐다.



문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행사에서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퇴임 후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다시 올 것을 약속했다. 그리고 5년 후 문 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3주기 추도식에 참석했습니다. 약속을 지켰습니다. 감회가 깊습니다"라고 썼다.

두 사람이 함께한 발자취를 사진으로 더듬어 본다.











왕태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