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핀란드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러시아가 요구한 가스대금 루블화 지불을 거절한 것이 표면적 이유지만 핀란드가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가입을 신청한 것이 근본적 이유라는 지적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핀란드 국영 가스 공급회사 가스그리드는 2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러시아에서 핀란드 동부 이마트라로 들어오는 가스가 멈췄다”고 밝혔다. 핀란드 국유 에너지 업체 가숨은 전날 “(러시아 가스업체) 가스프롬이 핀란드로 보내던 가스를 국제표준시 기준으로 21일 오전 4시부로 끊겠다고 통보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의 루블화 대금 지급 요구에 거부한 것이 가스 공급 중단의 이유라고 가숨 측은 설명했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연합(EU)를 포함한 서방 국가들에 자국 은행에 대한 금융 제재를 피해 루블화로 가스비를 지불하라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더 중요한 원인은 핀란드의 나토 가입 신청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2차대전 종전 후 계속해 군사중립국 지위를 유지해온 핀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지난 18일 스웨덴과 함께 나토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러시아는 이에 대해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중대한 실수’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핀란드는 천연가스 수입선 다변화로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낮추려는 모습이다. 가숨은 러시아로부터 가스 공급이 중단되는 경우 핀란드에서 에스토니아를 연결하는 발틱 커넥터 파이프라인을 통해 다른 공급원의 천연가스가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핀란드 정부 역시 미국에 본사를 둔 엑셀레이트 에너지와 LNG(액화천연가스) 터미널 선박의 10년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고 앞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