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성과 과시한 北 "특유 조직력 덕"… 바이든 방한엔 '조용'

입력
2022.05.21 15:05
2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
한미, 北 도발 가능성에 철저 대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가 21일 당 정치국 협의회를 열고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이날 오후 한미정상회담이 시작되기 전까지 무력도발을 비롯한 특이동향을 보이지는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면서 "국가비상방역사업이 긍정적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당의 정확한 영도와 우리식 사회주의 제도의 정치 사상적 우세, 특유의 조직력과 단결력이 안아온 성과"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북한이 공개한 신규 발열환자 규모는 12일 1만8,000명, 13일 17만4,440명, 14일 29만6,180명, 15일 39만2,920여명으로 급증하면서 최고치를 찍었다. 북한은 그러다 16일부터는 줄곧 20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역시 21만9,030여 명의 신규 발열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누적 발열환자는 246만 640여 명, 사망자는 66명이다.

당 정치국 역시 이날 회의에서 "전인민적인 방역투쟁이 전개됨으로써 전국적인 전파상황이 점차 억제돼 완쾌자 수가 날로 늘어나고 사망자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북한 매체들은 특히 "전반적인 전파상황이 안정적으로 억제 관리되는 데 맞게 당과 국가의 방역정책을 보다 효율적으로 조종·실시하기 위한 문제를 토의했다"고 전해, 전국적인 봉쇄·격폐 조치가 완화될 가능성도 내비쳤다. 다만 북한의 통계산출 방식이 불분명해 실제 코로나19 감염자 및 사망자 수는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심을 진정시키기 위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과장했을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한편 이날 오전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정치국 회의 주재 사실과 함께 전날 현철해 조선인민군 원수 빈소 방문 소식을 전했지만, 한미정상회담 및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에 대해서는 눈에 띄는 언급이 없었다. 임박 징후가 포착됐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역시 회담 개최 전까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미국의 대북 경계활동이 최고조에 이르는 바이든 대통령 방한 기간 섣불리 도발을 감행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북한이 ICBM에 연료 주입을 마친 것으로 전해지는 등 언제라도 시험발사를 감행할 수 있다는 징후가 여럿 있는 만큼, 한미 군 당국은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한 채 북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준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