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가 양국 정상회담에서 통화협력 강화방안을 의제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8일 양국 간 통화스와프 재개 문제가 정상회담에서 논의될지를 묻는 질문에 “국제 금융ㆍ외환시장 안정과 한미 간 원활하고 신속한 협력 문제를 전제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별도 설명에서 통화스와프 상시화보다는 필요시 원활한 달러 조달을 담보할 실질 협력 강화방안이 논의될 것임을 시사했다.
통화스와프는 체결 당사국 간 필요시 정한 금액만큼 통화를 맞교환하기로 맺는 협정이다.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는 비상시 외환 부족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미리 미국과 달러스와프를 체결해놓으면 시장불안을 완화할 수 있다. 최근 미국 금리인상으로 환율이 1,300원에 육박할 정도로 급등(원화 급락)하자, 일각에서 통화스와프 체결 필요성이 대두됐고, 정상회담 관심사로도 부상한 것이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비상시에만 한시적으로 체결돼왔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에 따라 600억 달러 한도로 체결된 스와프는 2021년 12월 종료됐다. 현재 체결론은 최근 원화 급락세를 감안한 한시 스와프 재체결, 또는 현 정부의 ‘동맹 강화’ 행보에 맞춘 상시 스와프 추진 등의 요구가 섞여 있는 상태다. 하지만 상시 스와프는 통화시장의 완전한 개방 등 미 연준(Fed)의 요건을 충족해야 추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번엔 무리다.
상시 스와프 추진이 우리에게 반드시 좋은 것만도 아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인사청문회 때 “상시 스와프 추진을 위해 원화 거래 완전 자유화 등 요건을 충족하는 게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평가해야 한다”며 당장은 위험이 클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우리가 미국 주도 ‘인도ㆍ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를 확정하는 등 적극적 행보를 보인 만큼, 통화협력을 한 단계 높일 방안이 논의되는 건 동맹 강화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